사회 피플

"단조로운 시니어들의 삶…새 경험 등 자극 필요하죠"

■이두희 베테랑소사이어티 대표

은퇴 후 일상에서의 우울감 막고

경험 공유·인생 후반기 설계 도와

이두희 베테랑소사이어티 대표. 사진 제공=베테랑소사이어티이두희 베테랑소사이어티 대표. 사진 제공=베테랑소사이어티




“시니어들은 은퇴 후 단조로운 일상 속에 우울감을 느끼는데 불확실한 경험의 기회가 생긴다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25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이두희(사진) 베테랑소사이어티 대표(고려대 경영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정년 퇴임을 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젊어 보였다. 서울경제 라이프점프와 만나기 불과 두어 시간 전까지 그는 경기도의 한 스키장 슬로프를 활강했다. 사회인 야구팀에서도 뛰는 이 대표는 “투수의 다음 공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안타를 치는, 그 두근거림과 짜릿함 속에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힘줘 말했다.



몸소 은퇴의 길에 접어든 그는 일선에서 물러난 시니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불확실성을 꼽았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비슷하고 단순한 삶이 반복되고 모든 게 예측 가능해질 때 시니어들은 재미를 잃고 자존감도 떨어지는 만큼 자극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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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경영대학장을 지내고 30년 넘게 국내 마케팅학계 대가로 왕성하게 살아온 이 대표 역시 은퇴는 피할 수 없는 관문이었다. 이 대표는 퇴임을 1년 앞둔 2021년 9월 자신과 동시대 시니어들의 고민을 풀어보겠다는 뜻으로 은퇴자를 위한 스타트업 베테랑소사이어티(베소)를 설립했다. 그간 시니어 트렌드와 마케팅 등 연구를 진행한 경험을 살려 스스로 불확실성에 뛰어든 셈이다.

그는 은퇴 후에도 불확실성 위에서 소비와 여가를 즐기며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을 ‘액티브시니어’라고 명명했다. 이 대표는 “은퇴 후 자존감이 떨어진 시니어들을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하려면 롤모델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액티브시니어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무대가 바로 베소”라고 강조했다. 베소는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시니어들이 함께 인생 후반기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교육과 멘토링·액티비티를 주요 사업으로 한다. 베소가 가장 먼저 벌인 프로젝트도 ‘지혜(wisdom)’와 ‘탐험(expedition)’의 뜻을 담은 액티브시니어의 모임 ‘위 스쿨(We School)’이다. 지난해 9월 1기 출범을 시작으로 현재 4기를 모집 중인 위스쿨은 8주간 주 1회 3시간씩 수업을 진행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그때마다 시니어들의 관심에 맞춰 짜되 ‘불확실성’을 기반에 둔다. 예를 들면 탐험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시니어들이 잘 가지 않는 ‘서울 성수동 나들이’를 하는 식이다. 성수동의 대림창고갤러리를 시작으로 젊은 세대가 주로 찾는 카페와 기아자동차 디지털 전시관에 들른 뒤 마지막으로 성공한 자영업자와 대화한다. 이 대표는 “서울50플러스재단 등 다른 시니어 플랫폼과 경쟁 관계가 아니다”라며 “전문성이나 불확실성 등을 기반으로 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 시니어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올해 베소는 설립 3년 차를 맞아 교육 프로그램을 일반 시니어들에게 확대하기 위한 ‘베소 클럽 커뮤니티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가오는 봄부터 일반 시니어를 대상으로 베소 클럽회원 모집을 시작할 계획으로 현재 홈페이지 기능 강화 등 인프라를 개선 중이다. 이 대표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시니어들에게 즐거운 제2의 삶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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