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TV·가전 끝모를 수렁…스마트폰도 '휘청'

[삼성 '반도체 쇼크']

◆생활가전 7년9개월만에 적자

VD·가전, 영업손실 600억 달해

MX·네트워크는 1.7조로 36%↓

업계 전반침체…활로 찾기 난관








삼성전자(005930)가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른 구매 여력 위축으로 TV·가전 사업에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핵심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폰의 영업이익도 줄면서 올해 사업 전략 구상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보면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5조 5800억 원, 영업손실 6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0%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TV·가전이 적자를 보인 것은 2015년 1분기(-1400억 원) 이후 7년 만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과 네트워크사업부의 합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2조 6600억 원) 대비 36.1% 줄어든 1조 7000억 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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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인 반도체 분야의 수익이 극도로 나빠진 상황에서 다른 핵심 부문마저 부진하면서 전반적인 실적 악화를 막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년 분기별 7000억~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TV·가전사업부는 지난해 한 번도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부진을 거듭했다. 2021년 연간 영업이익 3조 6500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조 3500억 원으로 급락했다. 정보기술(IT)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함께 맞은 MX·네트워크사업부도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3조 6500억 원에서 11조 3800억 원으로 16.6% 감소했다.

TV·가전 및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여력 악화가 직접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상황에서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위기가 닥쳤고 원재료비와 물류비마저 치솟으면서 수익성에 심각한 위기가 닥쳤다. 중국 등 가성비를 앞세운 경쟁국의 급격한 추격으로 마케팅 비용까지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생활가전의 부진이 뼈아프다.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를 앞둔 MX 부문이나 프리미엄 제품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확인한 TV와 달리 생활가전은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구매 여력 부진에 직면한 생활가전 시장의 부진은 삼성전자 내부의 문제라기보다 업계 전반의 문제가 더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가전 1위인 LG전자(066570) 또한 생활가전사업부(H&A)의 4분기 영업이익은 236억 원으로 가까스로 적자를 면한 수준이다. TV를 담당하는 HE 부문은 지난해 2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로 위기를 분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개선 방안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VD(TV)사업부의 경우 프리미엄 중심의 판매 전략을 유지하면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부가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생활가전은 ‘초연결’의 중추인 스마트싱스 기반 연결 경험을 내세우는 한편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라인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여가겠다는 구상이다. MX 부문은 다음 달 공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의 판매 성과가 중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의 수요를 선점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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