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극단적 폭우' 기상청이 직접 재난문자 보낸다…눈 무게도 예보

6월부터 '1시간 50㎜·3시간 90㎜' 이상 예상될 때 시범운영

도로살얼음·안개, 내비로 경고…미세먼지 일으키는 '약한 바람' 예보

눈 예보시 적설량 외에 '눈 무게'도…태풍 예보 촘촘히

폭우 피해가 이어졌던 지난해 8월 12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반지하에서 수도방위사령부 장병들이 침수 물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폭우 피해가 이어졌던 지난해 8월 12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반지하에서 수도방위사령부 장병들이 침수 물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3일 전남 완도군 금일읍 금일저수지(상수원)가 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지난해 11월 23일 전남 완도군 금일읍 금일저수지(상수원)가 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이 그동안 행정안전부 등을 통해 발송하던 긴급 기상정보를 국민에게 직접 발송하는 시스템을 시범운영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위험한 기상현상이 이후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사전에 인명피해를 막겠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기상청은 결빙 등 위험한 도로기상을 네비게이션으로 전달하는 등 기상정보를 보다 민생에 밀접하게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상청은 1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위험기상과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국민, 든든한 국가’라는 정책목표를 바탕으로 2023년도 기상청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기상청이 제시한 핵심 추진 과제 5가지는 △재난문자 직접 발송 △강풍 정보 추가 제공 △강설 정보 세분화 △도로살얼음·안개 위험기상정보 전달 △수출 기반 마련 등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1시간에 50㎜, 3시간에 90㎜ 이상인 ‘극단적 폭우’가 예상될 경우 기상청은 행정안전부나 지방자치단체를 경유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위험지역 주민에게 재난문자를 송출하는 시스템을 시범운영한다. 우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작년 8월 서울 동작구에 시간당 141.5㎜ 비가 쏟아지는 등 기후변화로 '이례적인 위험기상'이 더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상청이 주민에 바로 위험을 경고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기상청 판단이다. '20분 전 경고'라는 시간 설정도 지난해 8월 집중호우 때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장애인 가족 참사를 분석한 결과다. 기상청은 지역별 기상·사회 특성을 고려한 맞춤 호우특보 기준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도로살얼음(블랙아이스)이나 안개가 끼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속도로 구간에 진입하기 전에 내비게이션으로 경고하는 서비스도 운영된다. 우선 2월 10일부터 T맵 등 네비게이션 앱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주의·위험' 3단계로 위험정보가 표시되는 서비스로, 7월부턴 안개에 대해서도 같은 서비스가 시작된다.이외에도 교통사고가 다수 발생하는 노선을 대상으로 도로기상 고정관측소를 확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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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적설량뿐 아니라 습기를 많이 머금은 '습설'인지, 아니면 '건설'인지 등 쌓였을 때 무게를 가늠할 정보도 같이 제공한다. 습설은 100㎡(약 30.25평) 면적에 50㎝가 쌓이면 무게가 5t(톤)이나 될 정도로 무거워 각종 붕괴사고를 일으켜 문제가 되고 있다.

기상청은 가뭄지수를 활용해 가뭄단계 새로 설정하고 '급성가뭄 기준'을 10월까지 마련한다. 학계에서는 급성가뭄을 '수주 또는 수개월 만에 급격하게 발생하는 가뭄'으로 보며 수개월에서 수년간 비가 내리지 않아 발생하는 일반 가뭄과 구분한다. 기존 가뭄의 기준이 강수량에 초점을 맞췄다면 급성가뭄의 핵심 지표는 증발량이다. 가뭄이 농산물에 주는 피해를 보다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인공강우 연구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초점은 산불이 나지 않도록 건조한 산에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는 데 맞추기로 했다. 기상청은 작년 이미 미국에 인력을 파견해 인공강우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고 밝혔다.

바람과 관련해 기상청은 강풍을 중심으로 예보하는 것에서 벗어나 '대기가 정체해 바람이 약한 상황' 예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바람이 약하면 대기에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풍력발전 발전량이 줄어드는 등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여름 날씨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북태평양고기압 구조를 파악하는 국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북태평양고기압에 늘 노출돼 있는 만큼, 기존 위성데이터를 보다 활용도 있게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다. 가용한 모든 자원을 이용해 3~4년 동안 매년 30일 정도를 분석할 예정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중국과 미국, 일본과도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를 의심하는 시각은 줄었지만 기후변화가 기상청 등 각 기관이 내놓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갈지 의심하는 시각은 늘었다"라면서 "시나리오가 어떻게 산출됐는지 근거를 명확히 보여주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건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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