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0초 만에 건물 '폭삭'…튀르키예 강진 사망자 3672명

부상자도 1만 6000명 넘어

2000년 버틴 고성도 파괴

에르도안, 국가애도기간 선포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6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의 무너진 건물에서 한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연합뉴스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6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의 무너진 건물에서 한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연합뉴스




진도 7.8의 대형 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터키) 동남부 가지안테프에 위치한 2천200년 역사의 가지안테프 성의 이전(왼쪽)과 지진 이후 모습을 비교해놓은 사진. /트위터캡처진도 7.8의 대형 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터키) 동남부 가지안테프에 위치한 2천200년 역사의 가지안테프 성의 이전(왼쪽)과 지진 이후 모습을 비교해놓은 사진. /트위터캡처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다. 가지안테프는 시리아와 맞닿은 지역으로 AFP통신은 이번 강진으로 지금까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각각 53명, 42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강진으로 무너진 튀르키예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의 한 건물에서 구조작업을 하는 사람들 모습. /연합뉴스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다. 가지안테프는 시리아와 맞닿은 지역으로 AFP통신은 이번 강진으로 지금까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각각 53명, 42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강진으로 무너진 튀르키예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의 한 건물에서 구조작업을 하는 사람들 모습.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672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도 1만6000명을 넘어서는 등 사상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로부터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오후 1시24분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튀르키예 동남부뿐만 아니라 중부 수도 앙카라, 멀게는 이집트 카이로까지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가 공개한 현상 영상을 보면 진앙인 가지안테프에서 동쪽으로 약 140㎞ 떨어진 샤르우르파 주(州) 할릴리예 지역에 위치한 한 7층 높이 건물이 종잇장처럼 힘없이 구겨지며 주저앉았다. 건물이 형체 없이 무너지는 데는 단 10초도 채 걸리지 않아 이번 강진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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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지역에서는 고층 건물 일부가 내려앉으면서 대피 작업을 벌이던 구조대와 인파 위를 덮쳤다. 2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가지안테프의 랜드마크인 가지안테프 성도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성벽과 망루 등이 훼손됐다. 트위터 등 SNS상에는 '가지안테프성의 전과 후' 사진을 비교한 사진이 잇달아 게재되기도 했다.

특히 2011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내전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시리아인들은 '내전보다도 더 무서웠다'고 입을 모았다. 시리아 서북부 알레포에 사는 아나스 압바시 씨는 AFP 통신에 "수년간의 내전을 거치면서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포격과 총알보다도 훨씬 더 무서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또 "마치 심판의 날이라도 온 듯 일부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 시작했고 울부짖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특히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에 강진이 강타하면서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현지 방송에서는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잠옷 차림의 주민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진행되는 구조 작업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모습이 나왔다. 구조대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 임시로 설치한 조명에 의지해 철근과 벽돌 사이를 뒤지고 있었으며, 이들은 매몰된 이들의 인기척이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숨소리를 죽인 채 긴장한 모습이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강진과 관련해 1주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오는 12일 일요일 해질 때까지 전국과 해외 공관에서 조기가 게양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교육부는 피해 복구에 집중하고 애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오는 13일까지 전국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고 현지 일간 휘리예트가 전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피해 지역에 구호금을 보내고 이재민과 피해자 유족을 지원하기 위한 심리 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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