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중인 70대 홍콩 재벌이 경매에 내놓은 명품 핸드백 77개가 총 40억 원에 팔렸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재벌 조셉 라우(71)는 자신이 지난 20여 년간 사들인 총 명품 핸드백 77개를 지난달 30일부터 전날(9일)까지 소더비 온라인 경매에 부쳤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에르메스 버킨백 6개 등 에르메스 핸드백 76개, 샤넬 핸드백 1개다.
라우는 11일간의 경매를 통해 해당 핸드백들이 예상보다 55% 높은 2520만 홍콩달러(약 40억5000만 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일부 인기 핸드백은 예상가보다 2∼5배 높게 팔렸다고 덧붙였다.
가장 비싸게 팔린 핸드백은 백금과 다이아몬드가 박힌 악어가죽 에르메스 버킨백이었다. 이 가방은 152만 홍콩달러(약 2억4000만 원)에 팔렸다. 다만 예상가보다 31% 낮았다.
반면 가장 낮은 가격에 팔린 핸드백의 낙찰가는 4만4450 홍콩달러(약 715만 원)였다. 예상가보다는 48% 높았다.
앞서 SCMP는 이번 경매에 나온 핸드백 77개의 가치가 1630만 홍콩달러(약 26억 원)로 평가되며 “아시아에서 단일 소유자가 진행하는 최대 규모 핸드백 경매”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화인치업집단을 운영하는 라우는 지난달 포브스 선정 홍콩 부자 순위 6위에 올랐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그의 순자산은 136억 달러(약 17조1500억 원)에 달한다.
그는 2014년 마카오에서 궐석재판을 통해 뇌물과 자금 세탁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마카오에 들어가지 않음으로써 형을 피하고 있어 ‘도피 중인 재벌’로도 불린다.
라우는 디폴트에 처한 중국 부동산 회사 헝다 등의 주식 투자로 막대한 손해를 본 후 경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유명 와인 컬렉션을 경매에 부쳐 6400만 홍콩달러(약 101억 원)를 벌어들이며 5배의 수익을 냈고, 1억5100만 홍콩달러(약 238억 원) 상당의 중국 황실 자기들을 소더비 경매로 팔았다.
한편 SCMP는 라우가 헤어진 전 여자친구 루이 라이콴(46)에게서 4000만 홍콩달러(약 64억3000만 원) 상당의 아파트를 구입한 뒤 임대한 사실을 한 지역 매체가 이달 초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라우는 라이콴과의 사이에서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콴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후 라우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오직 내 아이들을 위한 일이었고 예측 가능한 나쁜 상황을 가능한 한 피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나는 내 아이들이 소유한 재산이 은행 공개입찰에 넘어가거나 누군가에게 내 아이들의 재산을 빼앗아 갈 기회를 주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