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3을 선보인 삼성전자가 중급기 출시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3월 말 갤럭시A34·A54를 공개하고 글로벌 판매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삼성전자의 기함은 갤럭시S지만 사실 판매량을 뒷받침하는 건 갤럭시A죠. 그중에서도 A3·5시리즈가 적절한 성능과 가격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다만 한가지가 걸립니다. 갤럭시S23처럼 이 제품들도 출고가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가성비를 무기로 한 제품군인 만큼 실제 출시 가격을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월 말 갤럭시 언팩을 통해 갤럭시A34·54를 공개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3월 17일 '갤럭시A 이벤트'를 열고 갤럭시A33·53을 공개했습니다. 올해 모델도 3월 중 공개할 개연성이 높죠. 마침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S23 글로벌 출시 소식을 알렸습니다. 한 달 사이로 프리미엄과 중급기를 동시 출시하는 전략입니다.
갤럭시A 모델명의 두자리 숫자 중 앞 숫자는 가격대와 성능, 뒤 숫자는 연식을 나타냅니다. 앞 숫자는 0~7까지 있는데 높을수록 고성능에 가격이 높습니다. 뒤 숫자가 3인 모델은 2022년식, 4인 모델은 2023년식입니다. 갤럭시A34·54는 2023년 형 갤럭시A 중에서도 중간급 모델인 셈이죠. 또 올해 삼성전자는 갤럭시A 최상위 모델인 A74를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A54가 갤럭시A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갤럭시A3·5 시리즈는 높은 가성비로 사랑받아왔습니다. 갤럭시A0·1보다는 쓸만하고 가격대도 지나치게 높지 않아, 국내에서는 공시지원금을 통한 ‘공짜폰’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델입니다. 실제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A33은 출고가 49만9400원, 갤럭시A53은 59만9500원이었습니다. 두 제품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공시지원금을 받아 사실상 기기는 0원에 구매할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는 성능이 더 좋은 갤럭시A53의 인기가 높았죠.
갤럭시A34·54는 상황이 좀 다를 것 같습니다. 부품가격 상승으로 기존 출고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출고가를 15만 원 가량 올렸는데, 갤럭시A 시리즈에도 가격 인상 여파가 닿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외신은 128GB(기가바이트) 기준 갤럭시A34가 410~430유로(약 56만~59만 원), 갤럭시A54가 530~550유로(73만~76만 원)라는 추정을 내놓고 있습니다. 10만~15만 원가량 인상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가격이 오른 갤럭시S23이 국내 기준 역대 최다 사전예약 기록을 세웠기 때문일까요. 삼성전자가 가격 인상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듯합니다. 하지만 과연 플래그십이 아닌 중급기에서도 가격 저항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보통 구매력이 낮을수록 가격에 민감하기 마련인데요.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삼성전자가 현재까지 알려진 것보다는 유연한 가격정책을 펼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