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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인플레 통제력 일부 상실…뭔가 무서운 것 앞에 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그가 이날 연준에 한방을 날리면서 뭔가 무서운 것이 앞에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체이스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그가 이날 연준에 한방을 날리면서 뭔가 무서운 것이 앞에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체이스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엔비디아발 테크 랠리에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0.72%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53%, 0.33% 뛰었는데요. 10년 물 국채금리는 한때 연 3.97%선까지 상승했다가 3.87%까지 내려왔습니다. 달러인덱스는 장중 104.77까지 올라섰는데요.

엔비디아는 4분기 실적과 인공지능(AI) 관련 낙관적 전망에 이날 주가가 14.02% 폭등했습니다. 예상보다 낮은 납품 실적을 보여준 니콜라는 5.58% 급락했는데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와 고용시장 지표는 증시에 부담이 됐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뢰도 문제를 정면으로 들고 나왔는데요.

이날은 상승과 하락을 오간 롤러코스터 장세였습니다. 혼란스러웠죠. 월가에서는 이번에도 초단기 옵션 거래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데요. 오늘은 4분기 GDP와 신규 실업수당청구, 증시 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해 4분기 GDP물가 3.5%→3.9% 소비반등에 인플레 우려”…“실업수당 청구 19만2000건 또 20만 건 하회”


우선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를 보죠. 이날 나온 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연율 기준 2.7%로 지난달 26일에 나왔던 속보치보다 0.2%포인트(p) 낮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의 GDP는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세 번에 걸쳐 발표되는데요. 이번은 두 번째인 잠정치로 수정 작업을 거치니 GDP가 생각보다 낮았다는 거죠. 블룸버그통신의 잠정치 예상값이 2.9%였는데 이를 밑돌았습니다.

이유는 소비 약세였습니다. 2.1% 증가로 전망했던 개인소비가 잠정치에서 1.4%로 내려왔는데요. 전분기인 지난해 3분기(2.3%)와 비교하면 감소폭이 큽니다. 서비스 지출도 속보치보다 0.2%p 낮은 2.4%로 집계됐는데요. 지난해 연말 미국의 소비와 전체적인 경제가 더 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올 들어서의 상황은 다르다고 보는 게 맞을 텐데요. 당초 지난해 연말 약했던 소비 흐름이 연초로 이어지면서 1분기에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1월 비농업 일자리가 51만7000개 폭증하고 소매판매는 3% 급등했습니다. 계절적 요인을 들기도 하지만 강한 고용과 소비가 수치로 나타나는 것만큼은 사실인데요. S&P 글로벌의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도 50.5로 확장을 뜻하는 50을 넘었습니다.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찍기도 했는데요. 비자카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바산트 프라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 소비자는 매우 안정적이며 건강해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를 보면 올 1분기 미국의 GDP 전망치가 2.5%로 나오는데요. 개인소비의 기여도가 2.44%p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의 GDP 추이미국의 GDP 추이


중요한 것은 ‘상대적으로 강한 경제와 소비=인플레이션 자극’이겠지요. 이날 GDP 자료와 함께 나온 GDP 물가지수가 당초 3.5%에서 3.9%로 0.4%p나 올라갔습니다. GDP 물가는 경제 전체의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대상으로 해 총체적인 물가변동을 가늠해볼 수 있는데요. 지난 달 GDP 물가지수가 3분기 4.4%에서 3.5%로 크게 내려갔다고 시장이 좋아했었는데 실제로는 그 정도가 아니었던 겁니다. 월가의 예상치는 3.5%가 유지된다였죠.

안 그래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이후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에 관한 우려가 커졌는데 4분기 GDP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4분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3.2%에서 3.7%,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PCE도 3.9%에서 4.3%로 상향 조정됐는데요.

크게 둔화할 기미가 없는 노동지표를 보면 더 그렇습니다. 이날 나온 지난 주(2.12~2.18)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9만2000건으로 전주(19만5000건)보다 되레 3000건 감소했는데요. 월가의 예상은 20만 건이었습니다. 이상하리만치 강한 고용인데요. 변동성을 줄여주는 4주 이동 평균은 19만1250건으로 전주(18만9750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청구건수는 165만4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3만7000건 줄었습니다. 이는 시장 전망치 170만 건도 밑도는데요.

강한 고용은 미국 경제가 강하길 바라는 이들(연착륙론자)에게는 좋은 뉴스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을 우려하는 이들에게는 나쁜 뉴스죠. 엘리자 윙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고용데이터는 연준이 3월 FOMC를 넘어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해석했는데요. 이날 증시가 한때 약세를 보인 데도 4분기 GDP에서의 인플레이션 문제와 강한 고용이 원인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다이먼, 경기침체 확률 여전 경제 좋은 건 지금 침체 가능성은 미래”…“미 테네시·조지아 등 남부지역 서비스 임금 상승 중”


그런데 강한 고용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로이터통신은 “이날 나온 신규 실업수당 청구 기간은 2월 고용보고서 조사기간이 포함돼 있다. 1월과 2월은 청구건수가 같다”며 “이코노미스트들은 1월 51만7000개보다는 속도가 느려지겠지만 2월에도 고용이 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고용보고서는 매달 12일이 포함된 주에 이뤄지는데요. 해당 기간 실업수당 청구건이 19만2000건으로 같으니 간접적으로 추정은 가능하다는 겁니다.

극초반이긴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에 2월 고용 전망치가 3개 올라와 있는데요. 이날 오후2시 현재 2월 비농업 일자리 전망치 중앙값이 20만 개입니다. 도이치뱅크 증권과 모건스탠리가 20만 개를 예측했는데요. 2월이 끝나지 않았고 실제 발표일인 3월10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꼭 초반에 감만 잡는 정도로 봐야 합니다.

지금 기준으로 20만 개라면 여전히 앞자리가 2니까 아직 갈 길이 남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월평균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17만1000개가량됩니다.

어제 골드만삭스가 연말까지 실업률이 3.6%로 오른 뒤 이것이 2024년 말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지금 실업률이 3.4%니까 0.2%p만 오른 역대 최저수준이 내년까지 간다는 뜻이죠.

이와 관련해 현재 테네시와 조지아 같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임금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식당은 그릇을 씻는 업무를 하는 이들에게 시간당 17달러를 주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 12달러에 비해 41.6%나 급등한 수치입니다.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현황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현황



조지아주의 왓킨스빌의 한 카펫 청소업체는 스퀘어피트당 2달러를 받던 것을 3달러로 올렸다는데요. 이들 지역은 LG와 현대·기아차, SK 등 국내기업들이 앞다퉈 공장을 짓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기업 투자가 늘고 일자리가 증가하다보니 서비스업에 연쇄 효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한 헤드헌팅 업체 대표는 “국내 업체들만 봐도 생산직은 그 지역에서 모두 공급 받는다 하더라도 관리직은 사람이 없어 못 구하고 있을 정도”라고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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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와 일자리 증가는 좋은 일인데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임금인상과 함께 이뤄진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는 계속 인플레이션 우려를 갖게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가 이날 연준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그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나는 제롬 파월 의장을 존경하지만 실제는 우리가 인플레이션 통제력(control)을 약간 잃었다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약간(a little bit)이라는 수식어를 썼지만 통제력을 잃었다는 표현을 하는 것 자체가 연준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은 덜 하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못 잡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이는 사람들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일 수 있는 발언인데요.

다이먼 CEO는 연준이 인플레 통제력을 약간 잃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더 오래 긴축적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봅니다. 통제력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덜 올려도 될텐데 그렇지 못하니 더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 결과 경기침체 가능성은 여전하구요. 그는 “미국 경제는 오늘은 꽤 잘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많은 돈이 있고 그들은 소비하고 있으며 일자리는 풍부하다”면서도 "그것은 오늘 얘기다. 우리 앞에는 무서운 것들이 있으며 거기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머스 “경제활동 급감 신호 보여 1~2분기 뒤 상황 크게 달라질 수도”…“초단기 옵션이 시장 흔들어, 애스니스 ‘인플레 기대만큼 안 떨어지면 증시 취약해져’”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제이미 다이먼과 맥을 같이 하는데요.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에 “현재 경제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지표가 매우 강해 보인다”면서도 “앞날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는 문제가 있는 것들이 다양하게 있다”고 짚었습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재고는 판매 대비 상대적으로 더 증가하는 것 같으며 기업들은 생산량에 비해 높은 급여를 지급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저축은 고갈되고 있고 저축률도 낮아지고 있다”며 “길 아래를 내려다보면 상당히 우려할 것들이 있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사람들이 경제가 강하다는 부분을 꽤 많이 과대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며 “1~2분기 뒤에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매우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활동이 급작스럽게 멈출 수 있다는 ‘서든 스톱(Sudden Stop)’ 관련 우려를 다시 한번 꺼낸 건데요.

급감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날 도미노피자는 거시경제 역풍에 향후 2~3년 매출 전망을 기존의 6~10%에서 4~8%로 낮춰잡았습니다. 도미노피자는 4분기 매출이 13억9000만 달러, 조정기준 주당순이익(EPS)이 3.94달러로 레피니티브 전망치 14억4000만 달러와 3.97달러를 모두 하회했는데요. 이날 주가도 11.65% 폭락했습니다.

도미노피자는 미국에만 669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최대 피자 체인점인데요. 그런 업체의 매출 전망 하향은 일반 가정의 외식 수요와 관련이 있겠지요. 이날 도미노피자가 배달기사를 구하기 어렵다고 밝힌 점도 임금 측면에서 걱정스러운 부분이긴 합니다.

23일(현지 시간) 기술기업 랠리에 미 증시가 상승마감했지만 초단기 옵션 거래와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시장이 혼란했다. 연합뉴스23일(현지 시간) 기술기업 랠리에 미 증시가 상승마감했지만 초단기 옵션 거래와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시장이 혼란했다. 연합뉴스


이제 시장 상황을 보죠. 노무라의 전략가 찰리 맥엘리고트는 이날 2만6000개의 S&P500 e-미니 선물 풋옵션이 4000에서 행사할 수 있게 매수됐고, 옵션 딜러들이 리스크 헤지를 위해 주식선물을 매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거래로 약 20억 달러의 매도 압력이 발생했고 이것이 지수가 장중 역전되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로이터통신은 이 내용을 전하면서 “단기옵션 거래가 증시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며 “이날 장중 하락은 시장에 매도 압력을 가한 단기 파생상품의 대규모 거래가 촉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복잡한 얘기지만 파생상품이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고 이 때문에 중간중간에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이 최근에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보면 될텐데요.

S&P의 경우 3900선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이날 S&P는 4012.32에 마감했는데요. 일단 4000 뒤에는 3900이라는 거겠죠.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의 차트 분석가 케이티 스톡턴은 “S&P가 3900선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며 “다음 지지선은 지난 10월에 있었던 3500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헤지펀드들은 아직 몸을 사리고 있다는데요. 모건스탠리는 헤지펀드들의 포트폴리오가 방어적이고 변동성이 낮은 주식이나 대형주를 소유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이들이 신중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같은 근본적 문제가 확실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억만장자 투자자인 클리스 애스니스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시장이 기대한 만큼 빠르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미국 주식은 거시충격에 취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오늘 전반적으로 비관적인데 그것보다 중요한 건 데이터겠죠. 내일 1월 PCE가 나오는데요. 블룸버그 예상치는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5.0%입니다. 근원 PCE의 경우 전월 0.4%, 전년 4.3%로 어제와 같은데요. 실질 개인소비는 1.1% 증가로 나옵니다. 초근원 서비스 물가와 소비 상황 등을 잘 봐야하겠죠. 내일은 연준 인사들의 연설도 줄줄이 예정돼 있는데 알려진 것만 5개인데요. PCE와 연준에 관한 깊이 있는 분석은 꼭 ‘3분 월스트리트’ 온라인 기사와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방송] : 국내 최초 경제지 서울경제신문의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방송됩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생방송 이후에는 버퍼링 없이 보실 수 있도록 동시녹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질의응답(Q&A)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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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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