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발렌베리家 손잡은 SK스퀘어 "글로벌 투자 확대" [MWC 2023]

EQT에 SK쉴더스 지분 일부 매각

총 2조 규모…공동경영 체제 확립

기업가치는 3.2조로 2.5배 올라

박정호 "보안기업 M&A 등 추진"


SK스퀘어가 스웨덴 발렌베리가(家)에게 8000억 원대 투자를 받아 보안업체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한다. 2021년 SK텔레콤에서 인적 분할해 투자 전문 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는 이번 거래로 설립 후 첫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 삼아 회수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글로벌 투자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28일(현지 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SK쉴더스 지분 매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스퀘어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28일(현지 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SK쉴더스 지분 매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스퀘어






박 부회장은 28일(현지 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웨덴 발렌베리가 설립한 글로벌 투자회사 EQT 산하 EQT인프라스트럭처(EQT)에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8646억 원에 넘기고 공동 경영한다고 밝혔다. EQT는 세계 3위권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총 운용자산이 1130억 유로(약 156조 원)에 달한다. 박 부회장은 “기존 추진하던 기업공개(IPO)보다 더욱 높은 가치를 평가받았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만들어 냈다”고 강조했다. ★ 관련 기사 23면

기존 SK쉴더스 지분 구성은 SK스퀘어 63.1%, 맥쿼리 36.9%였다. EQT는 맥쿼리 지분 전량과 SK스퀘어 지분 일부를 2조 원에 인수해 SK쉴더스 지분 68%를 지닌 최대주주가 됐다. 이번 거래로 SK쉴더스는 3조2000억 원 상당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앞서 SK텔레콤은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함께 2018년 SK쉴더스의 전신인 ADT캡스를 1조2760억 원에 인수했다. 5년 만에 기업 가치를 2.5배 이상 키운 셈이다.



EQT는 SK쉴더스 사명을 그대로 유지하며 고용도 승계한다. 2000억 원의 신주를 발행해 신규 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EQT가 지닌 글로벌 보안회사와 SK가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이 시너지를 창출하고 추가 투자자를 유치해 기업가치를 더욱 키우겠다”며 “글로벌 보안 기업 인수합병(M&A)과 해외 진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QT는 스웨덴 최대 보안회사 시큐리타스의 가정 보안부문 자회사 시큐리타스 다이렉트를 인수해 매각한 바 있으며 2021년부터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CYE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등 시큐리티 분야를 주요 투자처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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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회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성공 사례를 남긴 만큼 보다 공격적인 투자·주주환원에 나서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11번가·원스토어 등 IPO가 중단된 관계사들 또한 SK쉴더스와 유사한 형태의 외부 투자사 유치를 추진 중이다. 그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태풍이 몰려오는데 낚시대를 드리우는 기분이지만 투자사로서는 기업 가치가 떨어지는 지금이 적기”라며 “SK스퀘어가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경기 침체기에 신중한 분별력으로 좋은 회사에 제 값보다 저렴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 의지도 피력했다.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를 진두지휘했고,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반도체 경기가 침체기지만 챗GPT로 인한 경쟁으로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어 SK스퀘어로서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추가적인 메모리 감산은 피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부회장은 “현재는 메모리 업체가 을이지만 사이클이 바뀌면 순식간에 갑이 된다”며 “경쟁업체가 많은 낸드 시장에서 과거 D램과 같이 침체기를 극복하지 못한 업체들이 재편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MWC23의 화두인 망 사용료 논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부회장은 SK텔레콤 재직 시절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소송을 결단한 인물이다. 과거 DVD 렌탈에서 스트리밍으로 사업 전환을 꾀하던 넷플릭스가 SK그룹을 찾아와 투자 제안을 했었다는 비사도 공개한 그는 “모든 콘텐츠제공사(CP)들이 돈을 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SK텔레콤 망의 30%를 넘게 쓰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 생태계를 위해서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 “도이체텔레콤 등 글로벌 통신사들이 한국의 망 사용료 논란에 매우 큰 관심을 갖더라"면서 “그들과 스터디그룹을 만들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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