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저성장·무역적자 늪 빠진 경제…‘상저하고’만 되뇌고 있을 건가


우리 경제가 저성장과 무역수지 적자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인 2.9%를 밑돌았다. 2021년에도 4.1% 성장률에 그쳐 OECD 평균인 5.6%보다 낮았다. 우리 경제가 2년 연속 회원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1996년 OECD 가입 이후 처음이다. 무역 적자도 고착되고 있다. 올 2월 무역수지는 53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12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42.5% 급감한 영향이 컸다. 1월까지 더하면 올해 무역 적자 규모는 179억 9000만 달러에 달한다. 또 지난해 11월까지 누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98조 원에 이르렀다. 저성장과 함께 무역 적자, 재정 적자 지속은 우리 경제가 매우 엄중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정부는 안이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최근 “상반기는 어려운 시기가 되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우리 경제가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 기조를 나타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경제 침체의 그늘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 동향 2월호’에서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52조 1878억 원에 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50조 원을 넘겼다. 2021년 2% 수준이었던 잠재성장률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0~2060년 평균 0.8%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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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과 무역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수출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규제 혁파와 노동·연금·교육 등 구조 개혁을 서두르면서 과학기술 초격차를 확보하고 고급 인재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 반도체 외에도 바이오·원전·방산 등 경쟁력을 갖춘 신성장 산업을 키우고 수출 품목·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글로벌 패권 전쟁 시대에 복합 위기의 터널을 통과하려면 기업과 정부·국회가 ‘원팀’으로 협력해야 한다. 기업은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정부는 세제·예산·정책 등을 총동원해 전략산업을 전폭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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