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현대시장 잿더미 만든 방화범…"내가 했다" 인정

인천 현대시장 점포 55곳을 싹 불 태운 40대 방화범이 결국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의 추궁이 계속되자 범행을 인정한 것이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긴급체포한 40대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7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38분부터 10분가량 인천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일대에서 그릇 가게와 소형 화물차 등 모두 5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현대시장 안에서 3곳에 먼저 불을 지른 뒤 시장 밖으로 나와 교회 앞 쓰레기 더미와 인근에 주차된 소형 화물차 짐칸에도 방화했다.



시장 주변 폐쇄회로 CCTV에 찍힌 A씨는 범행 전후로 휘발유 등 인화 물질을 손에 들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A씨가 라이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용직 노동자인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술에 많이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시장에 간 기억도 없고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CTV 영상을 토대로 경찰이 계속 추궁하자 “내가 한 게 맞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방화 이유에 대해서는 “왜 불을 질렀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A씨가 현대시장에 불을 지르면서 전체 200여개 점포 가운데 55곳이 타는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 인근 소방서 5∼6곳의 소방관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끝에 2시간 50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