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빵만 모아 만든 ‘맛보기’ 상품이 그야말로 빵 터졌다. 컬리가 유명 베이커리 6곳의 식빵을 두 쪽씩 포장해 한정 판매 중인 ‘취향 찾기 샘플러’가 그 주인공이다. 판매 개시와 함께 하루 한정 물량이 순식간에 동 날 만큼 호응이 뜨거운 이 상품의 탄생에는 매일 수십 개의 빵을 먹어가며 맛집 발굴에 공 들인 상품기획자(MD)들의 노력이 있었다.
19일 컬리에 따르면 이달 9일 ‘취향 찾기’ 프로젝트로 선보인 식빵 샘플러가 연일 완판 기록을 세우며 인기를 끌고 있다. 품목을 바꿔가며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딸기, 사과, 막걸리 품목에 이어 네 번째로 식빵 상품을 2주간 한정 판매하고 나섰다. 컬리에 입점한 30여 개 식빵 브랜드 중 바로크, 교토마블, 도제식빵, 타쿠미야 등 6곳의 식빵 두 쪽씩 포장한 샘플러는 하루에 300세트로 수량이 정해져 있다.
‘오픈런 맛집’으로 유명한 빵집 제품만 모아 놓은 만큼 고객 반응은 뜨거웠다. ‘티켓팅’에 버금갈 정도로 300세트가 완판되고 있으며 단숨에 100개 이상의 후기가 쌓였다. 식빵 샘플러를 주도한 진소영 컬리 베이커리 상품기획자(MD)는 “브랜드 인기를 따라가는 대신 본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숨겨진 브랜드와 고객 간 접점을 높이는 게 목표였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샘플러가 인기를 끈 이유는 단순히 유명 빵을 한데 모았기 때문 만은 아니다. 제품을 받아본 고객들은 알찬 구성뿐만 아니라 동봉된 ‘테이스팅 가이드’에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식빵의 종류 별 특징과 맛있게 먹는 방법, 취향 발견에 도움이 될 퀴즈 등이 담긴 설명서가 먹는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진 MD는 “대중에 알려지지 않아 묻히는 브랜드를 타입 별로 구성해 알리고 싶었다”며 “테이스팅 가이드는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활용 팁’을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취향 찾기 샘플러는 컬리의 깐깐한 ‘빵 들이기’ 덕에 탄생할 수 있었다. 컬리는 300여 개의 인기 빵집이 입점한 ‘온라인 빵지 순례’ 명소이기도 하다. 이 같은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김슬아 컬리 대표를 비롯해 100여 명의 MD가 매주 한 차례 빵 품평회를 연다. 오픈 초기 때부터 이어져 온 품평회는 카테고리별로 10~20개의 상품을 시식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품평회를 준비하려면 베이커리 MD들은 매일 10~30개의 빵을 먹고 회의를 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 덕에 컬리의 연평균 빵 카테고리 매출 신장률은 20%가 넘는다.
진 MD는 컬리 베이커리 입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지속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단기간 인기에 편승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고유의 철학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맛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 특히 대량 생산이 어려운 소규모 점포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은 제조 공장을 연결해 주는 등 교두보 역할도 자처한다. 진 MD는 “맛, 청결도, 가격, 환경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입점을 결정한다”며 “중요한 목표는 브랜드와의 동반성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