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重, 세계 최초 대형엔진 생산 '2억 마력' 돌파

■44년 만에…글로벌 1위 '굳건'

10년전 이중연료 엔진 개발 후

친환경 선박 시장 점유율 높여

2위와 8000만마력 격차 확대

안효대(앞줄 왼쪽부터) 울산시 경제부시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한주석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 대표, 머스크 올레 그라 제이콥슨 부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등 현대중공업과 주요 해운-조선업계 관계자들이 22일 현대중공업 엔진조립공장에서 2억 마력 달성 기념 엔진 시동을 걸고 있다. 연합뉴스안효대(앞줄 왼쪽부터) 울산시 경제부시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한주석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 대표, 머스크 올레 그라 제이콥슨 부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등 현대중공업과 주요 해운-조선업계 관계자들이 22일 현대중공업 엔진조립공장에서 2억 마력 달성 기념 엔진 시동을 걸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이 최근 제작한 메탄올 이중연료 엔진. 이 엔진에 시동이 걸리면서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2억 마력 생산을 돌파했다. 사진 제공=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이 최근 제작한 메탄올 이중연료 엔진. 이 엔진에 시동이 걸리면서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2억 마력 생산을 돌파했다. 사진 제공=현대중공업


22일 울산 현대중공업(329180) 엔진조립공장에서 집채만한 선박 엔진이 위용을 드러내자 300여 명에 달하는 관람객들 사이에서 “우와”하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현대중공업이 공개한 엔진은 길이 24m, 너비 11m, 높이만 16m에 달하는 대형 선박 엔진이다.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선에 들어가는 이 엔진은 현대중공업이 30년 이상 노하우와 기술력이 축적된 야심작이다.

이 선박 엔진이 가동되면서 현대중공업이 선박용 대형엔진을 생산한 지 44년 만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2억 마력 생산량을 돌파했다. 10여 년 전부터 액화천연가스(LNG)·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를 쓰는 이중연료 엔진 개발을 시작한 덕분에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고부가가치를 꾸준히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HD현대의 조선 계열사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 엔진조립공장에서 ‘대형엔진 생산 2억 마력 달성 기념식’을 갖고 메탄올 이중연료(DF) 엔진 시동을 걸었다. 이 엔진은 7만 4720 마력급으로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대형엔진 생산 누계 2억 6만 6277 마력을 달성했다. 2억 마력은 쏘나타급 중형차 125만 대가 동시에 내는 출력과 비슷한 힘이다. 세계 2위 대형엔진 제조사와 비교해봐도 8000만 마력 많은 기록이다.



2억 마력 돌파 기록을 만든 엔진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메탄올과 디젤을 선택적으로 쓸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 엔진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메탄올 연료공급시스템(LFSS)이 장착됐다. 이 엔진은 세계 최초 초대형 메탄올 추진선인 머스크(Maersk)의 1만 6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날 2억 마력 돌파 기념식에는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이상균 사장을 비록해 정병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머스크 등 선주사와 조선해운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친환경 연료 엔진 사업에 박차를 가해 중국과 기술력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대형엔진 60% 이상이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에탄 등 친환경 연료 엔진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에는 LNG·수소 혼소 엔진 실증에 성공해 수소 연료 엔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암모니아 연료 엔진 등 차세대 연료 엔진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친환경 엔진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새로 발주되는 선박에는 현대중공업의 엔진이 들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형엔진 세계 시장 점유율(2022년)은 36%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이 차세대 엔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40년 이상 생산 노하우와 선제적인 연구개발 덕분으로 풀이된다. 1979년 첫 선박 엔진을 만든 이후 1992년 1000 마력을 돌파하고 2010년 1억 마력 고지에 올랐다. 특히 탄소중립 시대를 미리 대비해 2012년 세계 최초로 이중연료 엔진 패키지를 개발했으며 2015년 메탄올 연료 대형엔진 1호기를 만들었다.

현대중공업은 대형엔진뿐 아니라 선박용 중형엔진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 독자 기술로 개발한 힘센엔진은 2011년부터 해외업체의 라이선스 제품 대신 중형엔진의 100%를 힘센엔진으로 생산하고 있다.

한주석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대표는 “현대중공업은 지난 40여 년간 고품질 엔진 제작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조선강국으로 우뚝 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쉼 없이 기술력을 강화해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울산=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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