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지난해 국내에서 1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 심리가 매출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매출액은 9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38억원으로 53%, 당기순이익은 2427억원으로 55% 증가했다.
실적 호조에 따라 배당금은 1647억원(배당 성향 68%)으로 산정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는 디올 홍콩법인(67.80%)과 프랑스 본사(32.20%)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프랑스 본사는 배당금으로 약 530억원을 챙길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88% 가량 증가했던 2021년에도 2465억원의 배당금을 집행한 바 있다.
기부금은 전년(1000만원)보다 소폭 늘어난 1620만원을 지출하는 데 그쳤다.
1997년 국내 시장에 직진출한 디올은 2017년 637억원이던 매출이 2020년 3255억원, 2021년 6139억원으로 급증했다. 2017년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나, 2018년 108억원의 이익을 기록한 후 2020년 1047억원, 2021년 2115억원으로 영업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으로 보복 소비가 늘며 가격을 연이어 인상한 것이 디올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디올은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1월 주요 가방 제품과 주얼리 제품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 데 이어, 7월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0%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레이디 디올 미디엄 백의 가격은 1년 새 65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25%가 올랐다.
롤렉스 시계를 판매하는 한국로렉스의 작년 매출도 2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28억원으로 14%, 당기순이익은 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이에 한국로렉스는 배당금을 전년보다 100억원 늘어난 350억원으로 책정했다. 한국로렉스 지분 100%는 스위스 본사가 갖고 있다. 기부금은 4억원으로 전년(12억원)보다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이탈리아 명품 로로피아나의 지난해 매출액은 8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21%, 당기순이익은 50억원으로 61%늘었다.
한편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3495억5900만달러(약 460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 이는 세계 명품 시장 7위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