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2030년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 16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년 만에 판매 목표를 33%나 상향 조정했다. 앞으로 5년간 32조 원을 투자해 2030년에 영업이익 16조 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아는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주주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를 발표했다.
송호성 사장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고객 중심의 가치 창출을 위해 혁신적인 사업 모델 실행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 1년 만에 40만대 상향
기아는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치를 430만 대로 설정했다.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판매 목표보다 30만 대 증가했다.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55%로 기존 대비 3%포인트 올렸다.
전기차 판매 목표를 크게 높였다. 올해 25만 8000대를 시작으로 2030년에는 160만 대의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2030년 기준으로는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 당시 발표한 목표치 120만 대보다 40만 대를 상향 조정했다.
기아는 이를 위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15종의 전기차 제품군을 구축한다. 지난해 계획 발표 당시보다 신흥 시장용 전기차 1종을 추가했다.
美·유럽·中·印 공장도 전기차 생산…국내선 첫 전용 공장 구축
생산거점도 다변화 한다. 전기차 글로벌 허브 역할을 하는 한국 외에 미국, 유럽, 중국, 인도에서도 전기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대응을 위해 내년부터 여러 차급을 현지 생산하며 유럽에서도 2025년부터 중소형 전기차를 만든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각각 EV5와 현지 전략형 소형 전기차를 제작키로 했다.
국내에서는 기아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구축하고 현재 스토닉과 리오 등을 생산하는 오토랜드 광명도 전기차 제조시설로 바꿀 계획이다.
모든 신차에 커넥티비티 서비스…2025년 중형 PBV 생산
커넥티비티와 자율주행 등 신기술도 신차에 대거 적용한다. 2025년 이후 출시할 모든 신차에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제공해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한 성능 최신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EV9은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인 ‘HDP’를 갖춘다. 2026년에는 특정 조건에서 전방 주시조차 필요 없는 자율주행 기술 ‘HDP2’를 선보인 다는 전략이다.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신사업의 청사진도 구체화했다. 오토랜드 화성에 구축할 PBV 전용 생산공장에서 2025년에 중형급 전용 PBV 모델을 출시한 뒤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로보택시와 소형부터 대형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생산한다.
2030년 영업이익률 10% 목표…향후 5년 32조 원 투자
중장기 매출액 등의 목표도 높였다. 2030년 기준 매출액은 2022년 대비 약 84% 증가한 160조 원, 영업이익은 122% 증가한 16조 원, 영업이익률은 1.6%포인트 오른 10%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전기차가 수익에 기여하는 비중은 2026년 32%로 높이고 2030년에는 절반이 넘는 53%까지 확대해 전동화 중심의 수익 구조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전기차의 수익 기여 비중은 5% 수준에 머무른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 원가는 2018년을 기준으로 2030년에는 45% 수준까지 낮출 예정이다.
투자 규모도 늘린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향후 5년 간 약 32조 원을 투자한다. 기존 계획보다 4조 원 늘었다. 투자 금액의 45%는 미래 사업에 집중 투입한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향후 5년 간 연간 최대 5000억 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최소 50%를 소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