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회사가 있었나요? 기도원인 줄 알았는데….”
28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 세력으로 의심받고 있는 라덕연 대표의 투자 자문 업체 사무실 앞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한 40대 주민은 이같이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이 사무실은 25일 새벽 투자금을 날린 투자자 수십 명이 찾아와 소란을 피우자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뒤 전날까지 금융위원회의 압수 수색을 받았다. 경찰은 신고 당일 사무실에서 휴대폰 200여 대 등 증거품을 압수했고 금융 당국은 해당 업체가 미등록 투자자문업을 했는지 조사 중이다. 해당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 어디에서도 지난달까지 입주했던 것으로 전해진 기도원 간판 외에는 투자 자문 업체 간판은 찾을 수 없었다.
주가 폭락 후 수사가 시작되자 급하게 신변 정리를 시도한 정황도 발견됐다. 라 대표와 투자자 간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골퍼 A 씨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출국 금지 조치를 단행한 24일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강남구 신사동 소재 실내 골프연습장의 문을 닫았다. 연습장 창고에는 골프채 등 골프 용품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널브러져 있었고 쓰레기통에서는 증권사에서 보낸 거래 내역 및 잔액 확인서 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18일 기준 연습장 명의로 약 7억 5000만 원을 신용대출해 대성홀딩스(016710)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골프연습장은 방송인 노홍철 소유 건물에 위치해 있는데 A 씨는 노홍철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일당은 연습장에서 고액의 레슨비를 결제하는 방식으로 주식 투자 수익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 대표는 해당 연습장을 운영하는 법인의 사내이사다.
A 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케이블방송 업체도 운영을 중단했다. 서울경제신문이 이날 오후 방문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해당 업체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수차례 전화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건물 경비원은 “이번 주부터 직원들이 출근을 안 한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