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올 1분기 미국 대형은행 캐피털원파이낸셜을 대거 신규 매입했다. 한편 보유 중이던 은행주 뱅크오브뉴욕멜론·US뱅코프와 대만 반도체업체 TSMC 지분은 모두 처분했다.
15일(현지 시간) 버크셔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는 올해 1분기 캐피탈원을 990만 주 새롭게 매입했다. 이는 3월 말 기준 9억 5000만 달러(약 1조 2700억 원) 규모에 해당한다.
최근 버핏은 연속적인 파산 사태를 겪은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어 버크셔의 이번 캐피털원 대규모 매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버크셔는 올 1분기 보유 중이던 은행주 가운데 뱅크오브뉴욕멜론과 US뱅코프의 잔여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각각의 처분 규모는 차례로 2억 4000만 달러, 11억 40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피털원은 미국에서 신용카드 발행 규모도 세 손가락 안에 든다”며 “이번 투자는 버크셔와 버핏이 신용카드 산업과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올해 1분기 버크셔는 보유하고 있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 지분도 전량 매도했다. 처분 규모는 829만 2724주(7억 7000만 달러)다. 버크셔는 지난해 11월 TSMC 주식 6006만 880주를 41억 1700만 달러에 신규 매입했다. 이후 매입 3달 만인 올해 2월 전체 보유량의 86%가량인 5176만 8156주를 처분했다. 당시 외신들은 “월가의 대표적인 ‘가치 투자자’인 버핏이 이례적인 투자를 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잔여 전량을 모두 처분함으로써 버크셔는 TSMC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