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호텔에서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관광객이 파티셰(제과·제빵사)의 응급처치로 의식을 되찾은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에코랜드호텔 등에 따르면 투숙객 박명옥(68·부산) 씨는 지난 1월 30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에코랜드호텔 내 빵집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성 심정지였다.
박씨의 딸과 손녀는 주변에 도움을 청했다. 그때 주방에 있던 강서원(49) 에코랜드호텔제과장이 달려나와 의식을 잃은 박씨를 상대로 즉시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응급처치에 나섰다.
이후 박씨는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았다. 주변에서도 “살았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후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박씨는 치료를 받았다.
건강이 호전된 박씨는 호텔에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박씨는 “급박했던 그 순간을 생각하니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병원으로 이송돼 심장박동기 시술에 들어가 새 생명을 얻어 부산 집으로 돌아왔다. 서서히 건강도 호전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여명이 밝아오면 살아 숨 쉼에 감사드리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며 “덤으로 살아가는 여생,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저도) 달려가겠다.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경력 29년의 파티셰인 강 과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주방이 통유리로 돼 있어 손님들이 보이는데, 고함소리가 들리기에 자세히 봤더니 누가 쓰러져 있고, 주변에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며 “무작정 뛰어나갔다. 보니까 (박씨가) 얼굴도 파랗게 질리고 숨을 안 쉬고 계셔서 심각한 상황인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너무 긴박해서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몸이 저절로 움직인 것 같다”며 “심폐소생술은 29년 전 군 시절 조교로 복무하면서 배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