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손 감독의 자전적 경험으로 그려진 영화 '엘리멘탈'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엘리멘탈'(감독 피터 손)의 언론시사회 및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피터 손 감독과 이채연 애니메이터가 참석한 가운데 작품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개의 원소들이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불처럼 열정 넘치는 주인공 앰버가 물인 웨이드를 만나며 벌어지는 모험을 담고 있다.
먼저, 피터 손은 "우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이 영화를 만드는 동안 부모님은 돌아가셨다. 그분들이 주신 모든 사랑을 이 영화에 담아낼 수 있었다. 이 영화를 한국에 와서 공개하고 함께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채연은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루기에 나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피터 손 감독과 이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와서 너무 설렌다"고 덧붙였다.
피터 손은 '엘리멘탈'의 주 소재로 4원소를 주목한 이유에 대해 "학교 화학 주기율표를 봤는데 그때부터 구상이 시작됐다. 표가 마치 가족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같았다. 내가 살았던 아파트를 닮기도 했다. 거기서부터 재밌게 만들기 위해 가지치기를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엘리멘탈'은 이민자였던 피터 손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어릴 적 기억을 소환하며 "이민을 처음 오셔서 많은 것들을 겪으셨다. 그 당시에 외국인 혐오도 있었지만 도와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부모님들이 겪은 여러 모습들을 봤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은 식료품 가게를 하셨고 다양한 손님이 왔다. 영어를 못 해도 금방 손님들을 이해하셨다. 그런 것들을 영화를 통해 그려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직접 고안하고 디자인한 불의 민족에 대해 언급했다.
"파이어타운은 이민자 구역이다. 어렸을 때 뉴욕에서 자랐던 경험을 반영했다. 하지만 하나의 특정한 문화를 레퍼런스 삼지는 않았다. 나도 차별을 받았다. 섞이지 못했을 때 우리가 어떻게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만들었다."
작품 속에는 이민자들을 향한 편견이 섞인 상황들이 다수 등장한다. 가족의 상황뿐만 아니라 이민자의 다음 세대로서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문제도 앰버의 시점으로 표현된다.
이에 대해 피터 손은 "처음 차별을 겪게 되면 놀라고 이방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자라면서 많은 것들을 겪고 나면 오히려 정체성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내 안의 원소들이 어떤 것들을 구성하고 있는지, 나를 반추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며 "앰버도 마찬가지다. 물은 거울이기에 앰버는 웨이드를 통해 모든 것을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엘리멘탈'은 오는 6월 14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