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6주년 6·10 민주항쟁을 맞아 “독재정권의 통치는 언제나 권력의 반대편을 악마화하는 것에서 시작됐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낡은 이분법 청산하는 것이 6월 정신 지키는 길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이 같이 밝혔다. 그는 “6월은 저절로 오지 않았다”며 “선열들이 목숨 걸고 지키려 한 것은 ‘국민이 주인인 세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선(善)임을 입증하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상대편을 악(惡)으로 규정하는 것인데 지금도 이러한 과오를 범하지 않는지 돌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권력은 누군가를 편가르며 진실을 가리고 민주주의의 후퇴를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감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노동자를 갈라치기 하거나 사법의 이름을 빌려 진영 내분을 획책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사악한 구태”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최근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빚어진 노정 갈등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선열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하겠다”며 “낡은 이분법 청산하고 오직 주권자의 요구에 기민하게 응하고 건설적 대응으로 잘하기 경쟁하는 정치를 만드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명동성당에서 열린 제36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이 대표는 기념식을 주관하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최근 ‘윤석열 정권 퇴진’을 구호로 내건 행사에 후원단체로 이름을 올린 것을 문제 삼아 정부가 불참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시작한 이 현장을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가 보이콧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민주항쟁이 없었다면 오늘의 윤석열 대통령도, 오늘의 정권도 없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공식적 정부 행사를 비토한다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대한민국이 민주국가임을 부정하는 행위라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참으로 썰렁한 오늘 현장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 주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 나라의 미래와 국가 이익은 누가 지켜낼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8일 자신과의 만찬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 기조를 강하게 비난한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그런 태도가 마땅치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싸우러 간 것도 아니고 관계를 개선하고 대한민국 국익을 좀 더 지켜내기 위해 협조할 방향들을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한 일이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