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은 우리 눈의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지는 질환이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각막을 통해 들어온 빛이 잘 통과하지 못하므로 시력저하, 복시(사물이 여러 개로 보이는 현상), 눈부심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1년 주요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백내장 수술 건수는 1476건으로 33개 주요 수술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백내장이 발생하는 원인은 노화로 인한 수정체의 투명성 손실이다. 정도와 시기 차이가 있을 뿐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심혈관질환, 당뇨병, 근시가 있거나 자외선을 많이 쐬고 흡연이나 스테로이드 복용을 하게 되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외상으로 인해 백내장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백내장 증상은 수정체에 혼탁이 생기는 위치나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혼탁이 꽤 진행되었더라도 시축을 가리지 않는 부분라면 시력저하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혼탁이 동공 부위나 후극부에 있는 경우 많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밝은 곳에서 매우 불편하고 시력저하가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수정체의 굴절률이 백내장으로 변화하면 근시·원시·난시가 생기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대비감도가 저하되어 눈이 침침하고 불편한 경우가 많다.
백내장 진단을 위해서는 수정체의 혼탁 정도와 위치를 세극등현미경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만 시력저하의 원인이 단순히 백내장이 아니라 망막, 시신경, 각막 이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다른 검사를 함께 실시한 다음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현재까지는 약물치료로 변성된 백내장성 수정체 단백을 원래의 투명한 상태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궁극적으로는 수술 치료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수정체의 굴절력을 대신할 인공수정체를 삽입해야 한다. 수술은 수정체 혼탁이 진행되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때 받는 것이 좋다. 예외적으로 과숙 백내장, 외상성 백내장 등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염증을 초래하고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응급 치료해야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는 목적이 실명을 예방하는 데 국한되어 있었다. 최근에는 백내장 수술법이 발전하고 다양한 특수 인공수정체가 개발되면서 실명 예방 뿐 아니라 시력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공수정체의 종류는 단초점 인공수정체, 다초점 인공수정체, 난시교정 인공수정체 등으로 다양하다. 개인의 직업과 생활습관, 취미 등을 고려해 가장 만족도가 높은 방향으로 선택해 진행하게 된다. 각 인공수정체의 특징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 또는 원거리 중 하나의 초점만 맞출 수 있다. 즉 원거리 시력개선 효과는 좋으나 근거리 시력개선은 어려워 돋보기 사용이 필요하다. 만약 근시 환자라면 근거리 시력을 개선하는 대신 원거리를 볼 때는 안경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2~3개의 초점을 만들어 주거나 초점 심도를 깊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원거리와 근거리나 중간거리의 시력을 개선시킬 수 있다. 다만 특수 처리가 되어 있어 빛번짐이 단초점 인공수정체에 비해 심한 편이다. 또한 대비감도가 감소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환자 특성에 따라 적절한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에서 실명 원인 1위로 지목되는 무서운 질환이다. 실제 백내장 진단을 받고 좌절감에 빠지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의학기술이 월등히 발전했고 백내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으므로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안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해결책을 찾아 처방을 받는다면 충분히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