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민간단체 보조금 비리 문제에 대해 “국민의 혈세가 정치 포퓰리즘의 먹잇감이 됐다”면서 “이는 납세자에 대한 사기 행위이고 미래 세대에 대한 착취 행위”라고 밝히며 내년도 예산 편성시 보조금 예산을 모두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보조금이 2조 원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 제대로 된 관리·감독 시스템이 없어 도덕적 해이와 혈세 누수가 만연했다”며 “이번 감사를 통해 엄청난 규모의 비리가 적발됐다. 횡령, 리베이트, 수수, 사적 사용, 서류 조작 등 부정의 형태도 다양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보조금 선정·집행 과정을 개선하고 내년도 예산 편성 시 기존 보조금 예산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담당 부처들도) 관행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온 것은 아닌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며 “앞으로 부정·비리가 발생할 경우 보조금 사업자뿐 아니라 담당 공직자에게도 책임을 물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발언에서 “보조금을 받아간 사람은 사용 내역을 자세하게 제출할 의무가 있다”며 “이를 어긴 사람에게 보조금을 주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4일 대통령실은 최근 3년간 비영리 민간단체에 지급된 국가보조금 9조 9000억 원 중 6조 8000억 원 규모의 사업에 대해 일제 감사를 벌인 결과 1865건의 부정·비리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 역시 6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지방 교육재정 운영 실태를 점검해 97건의 위법·부적격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