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등을 이유로 본사를 해외로 옮기는 중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중국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예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패스트패션 업계의 정상에 오른 중국의 패션기업 쉬인이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쉬인은 최근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중국 난징의 기업 등록을 말소했다. 또 아일랜드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지사를 설립하고 워싱턴DC에 로비대행업체와도 계약했다. 쉬인은 최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세계 150개 시장의 소비자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다국적 기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의 해외 쇼핑 앱 ‘테무(Temu)’도 본사를 보스턴에 설립했다. 지난해 9월 미국에 데뷔한 테무는 다양한 저가 상품을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초에는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에도 진출했다. 테무의 모기업인 핀둬둬도 본사를 중국에서 아일랜드로 옮기면서 중국색(色)을 뺐다. 또 전 세계 태양광 패널의 10%를 생산하는 중국업체 징코솔라는 생산시설을 중국 바깥으로 이전했다.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미국의 수출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조치다.
NYT는 “중국과의 경제 교류에 대한 미국의 제재 여파”라고 해석했다. 또 중국 기업들은 본사를 해외로 이전함으로써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중국 당국의 사정 리스크에서도 벗어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본사를 이전하면서까지 중국색을 빼겠다는 중국 기업들의 노림수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쉬인이나 테무는 본사를 이전했다고 하더라도 중국산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파는 한 중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