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리오넬 메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우디아라비아 관광 사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수십억원의 수입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홍보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1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메시 측과 사우디아라비아 관광청이 맺은 계약서 내용을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메시는 매년 최소 한 번 사우디에서 5일 이상의 가족 여행, 혹은 3일 여행을 연 2회 가야 한다.
구체적인 조건은 SNS 계정에 사우디를 홍보하는 게시글을 연 10회 올리면 200만달러, 연례 관광 캠페인 행사에 참여하면 200만달러, 기타 자선 사업에 참여하면 200만달러가 추가되는 식이다. 아울러 메시는 사우디의 평판을 훼손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되고, 사우디 정부가 허락한 해시태그만을 게시물에 달아야 한다.
이처럼 '사우디 여행'을 통해 메시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메시는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비지트 사우디(Visit Saudi)'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사우디 곳곳을 방문한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NYT는 메시가 해당 게시물을 통해 관광청으로부터 장당 200만달러(5억 6000만원)의 금액을 받았다고 전했다. 비지트 사우디는 사우디 관광청의 브랜드다.
메시는 올해 5월에도 자신이 소속된 구단(파리 생제르맹)의 허락 없이 시즌 중 사우디를 방문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행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구단의 징계도 불사한 메시의 홍보 활동은 사우디 관광부와의 계약에 명시된 의무조항을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일부 스포츠 팬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인 메시가 인권 탄압 논란을 빚고 있는 사우디 정부의 홍보대사로 나서는 것은 '스포츠 워싱'이라는 지적이다. 스포츠 워싱이란 인기 스포츠를 활용해 자국의 인권, 민주주의 관련 논란이나 비판을 지우는 행위를 뜻한다.
한편 메시와 사우디 관광청의 계약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축구선수 라이코 가르시아 카브레라는 NYT에 "호날두, 벤제마 등 다른 유명 선수가 받는 연봉에 비하면 메시가 받는 돈은 '소액'에 불과"하다며 "메시가 엄청난 금액을 요구하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랐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