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원과 광명 등 주요 수도권 지역에서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아파트들이 속속 완판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기존 주택 가격이 반등하는 가운데 공사비 급증으로 분양가도 따라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지면서 수요자들이 청약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분양을 미뤄왔던 건설사들은 달라진 수도권 청약시장 분위기에 다음 달 분양 계획을 잡고 있지만 수도권 내에서도 차별화가 이뤄지고 특히 지방은 미분양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어서 시장의 반전을 속단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28일 대우건설은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661번지 일원에 공급한 ‘인덕원 퍼스비엘’이 전날 모든 분양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정당 계약 시작 후 단 9일 만에 완판에 성공한 셈이다. 이 단지의 전용 84㎡ 분양가는 10억 1400만~10억 7900만 원으로, 2300만 원에 달하는 발코니 확장을 적용할 경우 최대 11억 원을 넘어서 고분양가라는 지적을 받았다.
인근 단지들 역시 미분양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게 분양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 분양한 ‘인덕원 자이 SK VIEW’는 최근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었으나 인덕원 퍼스비엘이 분양 호조에 힘입어 전용 49㎡와 112㎡를 제외하고는 계약이 끝났다. 또 안양 센텀퍼스트의 미분양도 급속히 줄고 있다. 전용 84㎡가 12억 원이 넘어 고가 논란이 컸던 용인플랫폼시티 e편한세상도 50% 이상 주인을 찾았다. 대형 시행사의 임원은 “인덕원 퍼스비엘이 이사 후불제에 각종 옵션으로 인해 실질적인 분양 가격이 전용 84㎡ 기준 13억 원 안팎이라는 평가에도 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지며 일대 분양시장에도 온기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도 전용 84㎡의 분양가가 9억 8290만~10억 4550만 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지만 한 달 만에 완판됐다.
청약시장이 살아나면서 그간 분양을 미뤘던 건설사들도 발 빠르게 분양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 달 서울에서만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와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 등 총 9개 단지가 분양에 나선다. 경기도에서는 ‘광명센트럴아이파크’ 등 8개 단지가, 인천에서는 ‘포레나 인천학익’과 ‘검단신도시롯데캐슬넥스티엘(RC1)’ 등 4개 단지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강원도와 부산·광주 등 지방에서도 다음 달 분양이 예정된 만큼 이달 1만 3331가구에 불과했던 전국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다음 달 3만 9314가구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청약 열기가 전국으로 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극화 현상이 오히려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들어 청약 수요가 살아나고 고분양가에 대한 저항이 줄어들자 금융 비용과 공사비 인상으로 더 이상 분양을 미룰 수 없는 단지들이 하반기 분양에 나서려는 모습”이라며 “수요자들은 여전히 선별적으로 청약에 나서고 있는 만큼 서울과 수도권의 브랜드 대단지, 지방 등으로 지역별 편차가 더욱 커지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