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고향 울릉도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고통받는 주민들을 보고 의사가 되고자 결심했고 그 결심을 실천하고 있을 뿐입니다.”
경북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5년부터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서 박언휘종합내과를 운영하는 박언휘(사진) 원장은 소외계층은 물론 노인과 여성, 공부방·경로당·무료급식소 등을 돌며 의료봉사와 물품 기부를 실천해왔다. ‘대구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박 원장은 국세청이 10일 발표한 성실 납세와 기부·봉사에 앞장선 ‘아름다운 납세자’ 3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박 원장은 지난 30여 년간 장애인과 함께하는 백두산 봉사원정대, 울릉도·소록도 진료 봉사, 베트남·필리핀 의료봉사 등을 통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찾아다니며 ‘히포크라테스 선서’ 때 다짐한 봉사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가정 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진학하지 못한 자신처럼 어려운 학생을 찾아 장학금도 지속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특히 박언휘슈바이처나눔재단을 설립해 봉사와 기부를 더욱 체계화했다. 재단에서는 순수 재능 기부 회원 50여 명이 참여해 매월 대구·경북의 여러 요양원을 방문, 가요·마술·품바 및 시 낭송, 하모니카 연주 등 정기 재능 봉사를 펼치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약을 잘못 먹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 원장은 시각장애인 환자와 컴퓨터 전문가를 만나 ‘점자 약봉지’를 개발, 특허도 신청했다.
2008년부터 15년간 노인과 장애인 시설에 전달한 백신만도 21억 원이 넘는다. 어려운 이웃과 장애인에게 교육과 도서, 의료 용품을 보낸 공로로 2021년 서울시의회에서 표창장을 받은 것을 비롯해 대한민국 사회봉사대상, 위대한 장애인상, 대한민국나눔대상 최고대상인 국회의장상 등을 수상했다. 시인으로 등단해 ‘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은 박 원장은 2020년 통일부와 여성가족부로부터 문화예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국세청은 이날 세종청사 대강당에서 ‘2023년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자들을 초청해 축하 행사를 개최했다. 박 원장 외에 50여 년간 기부 활동을 이어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해비급 기부천사’라는 별명을 얻은 박흥석 럭키산업 대표를 비롯해 음식업 ‘촌당’을 운영하는 손응연 대표와 배구 선수 김연경, 영화배우 김보성 등도 아름다운 납세자에 이름을 올렸다.
‘여수시 슈퍼맨’으로 불리는 신동환 여수해양경찰서 경감은 30년이 넘도록 무의탁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청소·생필품 지원, 보일러 수리, 연탄 나눔 배달 등의 봉사 활동을 실천해왔다. 2021년에는 의식을 잃은 교육생을 발견해 구호 조치를 성공적으로 마쳐 일약 ‘여수 슈퍼맨’이 됐다. 박근욱 세아건설 대표는 취약 계층 무료 전기설비 보수 등을 지원할 뿐 아니라 지역 내 고교에 전기 분야 현장 실무 과정을 직접 강의하는 등 재능 기부 식의 사회 공헌을 실천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아름다운 납세자의 나눔과 연대의 선한 영향력이 어려운 시기 우리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면서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우게 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름다운 납세자에게는 세무조사 유예, 납세담보 면제 등 세정상 우대 혜택과 함께 공항 출입국 우대 심사대 및 전용 보안검색대 이용, 철도 운임 및 콘도요금 할인 등의 우대 혜택이 제공된다. 국세청은 법인사업자 10명, 개인사업자 10명, 일반 근로자 10명 등 총 30명에 대해서는 국립조세박물관에 수상자를 소개하는 홍보관을 설치해 상의 선정 의미와 가치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