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나이지리아인들이 배의 방향타 위에 올라타 2주일 동안 5600㎞를 항해해 천신만고 끝에 브라질에 도착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인 4명은 지난 6월 27일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한 항구에 정박돼 있던 라이베리아 국적선 ‘켄 웨이브’ 호의 후미에 있는 방향타에 올라탔다.
이들은 함께 밀항을 계획한 것이 아니었다.
로만 에비메네 프라이데이(35)씨는 “친구의 배를 타고 선박에 접근해 방향타 위에 올라가자 이미 3명이 있었다”며 “처음엔 서로를 경계할 수밖에 없었는데 언제 누군가로부터 떠밀려서 바다로 떨어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배가 출항한 이후엔 이들 4명은 선원들에 의해 발각되지 않기 위해 숨을 죽이고 서로를 단속했다고 한다.
비좁은 방향타 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이들은 자신의 주위를 그물로 감싸고 노끈으로 자신들의 몸을 묶었다.
시끄러운 엔진음과 겨우 걸터앉을 수 있는 비좁은 자리 때문에 이들은 거의 잠을 잘 수 없었고, 잠든다 해도 매우 위험한 상황을 감수해야 했다.
이들이 준비한 식량은 열흘 만에 동이 났다. 이후 나흘간은 수m 아래에서 튀어 오르는 바닷물을 받아먹으며 버텨야 했다. 방향타 위에서 바닷속을 내려다보면 고래나 상어 같은 큰 동물들이 따라오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고 한다.
이들의 행선지는 원래 브라질이 아니었다. 다들 이 배가 유럽으로 갈 줄 알고 승선했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과 달리 배는 5600㎞를 항해해 대서양을 건넜다.
항해 14일 만에 배는 브라질 남동부 항구인 비토리아항에 닿았고, 이들은 현지 연방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유럽이 아닌 브라질에 닿았다는 경찰의 설명에 그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두 명은 나이지리아로 돌아갔고, 프라이데이와 탕크고드 오페미오 매튜 예예(38)는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넣었다.
이들이 위험천만한 항해를 한 것은 나이지리아에서의 끔찍한 삶을 이어가느니 목숨을 걸고라도 그곳을 벗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는 경제난과 정치적 불안, 범죄 때문에 폭력과 굶주림, 납치 등이 끊이지 않고 일상처럼 반복된다고 이들은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