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허술했던 잼버리 공무원 투입…"업무안내도 지시도 없었다"

잼버리 시작 하루 전 추가 인력 요청

요청 사항에는 지원 인원 수만 '달랑'

현장에서 지시 없고 대기 길어지기도

공무원노조 "항의했지만 사과 뿐"

"국가적 행사 성공 위해 파견은 필요"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무원 동원 비판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무원 동원 비판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지역 공무원들이 잇따라 동원되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현장 투입 공무원들에 대한 처우와 명확한 지시사항이 전해지지 않아 혼선을 빚을 수 밖에 없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무원노조 조합원으로 보이는 한 이용자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보이콧’ 게시물이 게시돼 파장이 일었다.

게시물에는 “책임자를 만나 불편사항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려고 했으나 책임자를 만날 수 없었다”며 “어떻게 이 지경으로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담겼다.

현장에 도착한 공무원들은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안내도 받지 못했으며 심지어 1시간 이상 대기를 하다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된 화장실 청소와 관련해서 청소 도구도 지급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강형 전국공무원노조 부안 지부장은 “처음 (잼버리) 조직위에서 인력 동원 요청 공문을 행사 개최 5일 전인 27일 각 시군으로 보냈다”며 “보통 시군에 인력 동원 요청을 하면 역할이나 위치, 근무 여건 등에 대한 내용을 명시적으로 써서 보내는 게 당연한 것인데 인원수만 쓰고 동원 요청을 했다”며 조직위의 부실한 지원 요청을 비판했다. 이어 “도와주러 가도 역할 분담하는 담당자도 없고 9시에 모여있으면 누군가 10시에 나와서 ‘저쪽으로 가세요’라고만 지시하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 것”이라며 “그쪽(잼버리 조직위)이 원해서 화장실 청소를 하려고 해도 락스 같은 도구가 전혀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는데 화장실 청소를 맨손으로 할 수는 없지 않나”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북도 공무원들은 지역 축제 이상의 국가 행사인 잼버리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쳐야 한다는 취지로 일단 파견을 결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공무원노조 전북지역본부장은 “중요한 건 현재 시점에서는 국가적인 행사다 보니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해야 해 일단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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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정비인원 협조 공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정비인원 협조 공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후 지난 3일에 잼버리 조직위로부터 또 한 차례의 협조 요청이 시도 공무원들에게 접수됐다. 노조에 따르면 조직위는 전북 군산, 익산, 김제, 부안, 고창, 전주 등 6개 시군에 각 100명의 공무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공무원들이 퇴근한 후인 저녁 10시께 전달된 내용이다. 해당 요청사항에는 현장에서 공무원들의 역할에 대한 내용이 간단히 명시돼있지만 각 시군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요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고 지부장은 “현재 익산의 경우 수해 때문에 재난 지역으로 선포돼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당 시군에 똑같이 100명을 빼가면 업무 공백이 도민들에게 전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에 따르면 이러한 열악한 현장 상황과 조직위와의 소통문제 등으로 전라북도 전공협 소속 14개 지부장과 운영위원들이 지난 3일 조직위 측에 항의 방문을 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잼버리 조직위 총괄 팀장 등 책임 있는 관계자들을 만나지도 못했다.

고 지부장은 “당시 인력을 관장하고 있는 총괄 부서의 직원과 면담을 할 수 있었고 이후 팀장이 그 사실을 듣고 연락이 와 사과를 했다”며 “조치하겠다는 답변만 있었을 뿐 이후 어떠한 액션도 어떠한 행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폭염 등 각종 상황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새만금 잼버리대회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제6호 태풍 ‘카눈’을 피해 조기 퇴영키로 했다.

이승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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