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경상수지가 적자에서 2분기 흑자 전환하는 등 외화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예금취급기관을 중심으로 단기외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국고채 투자도 증가하면서 대외 건전성을 볼 수 있는 단기외채비중이 1999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외 지급 능력을 볼 수 있는 순대외금융자산은 올해 2분기 말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7640억 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90억 달러 감소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 8107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줄어들었다.
대외금융자산은 2조 2251억 달러로 거주자의 증권투자(295억 달러)를 중심으로 전 분기 말보다 247억 달러 증가했다. 주로 미국 등 주요국 주가 상승 영향을 받았다. 대외금융부채는 1조 4611억 달러로 비거주자의 증권투자(486억 달러)를 중심으로 전 분기 말보다 338억 달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외국인 채권 투자도 활발히 이뤄진 것이다.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538억 달러로 전분기 말보다 24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채권이 1조 189억 달러로 23억 달러 줄어든 가운데 대외채무가 1억 달러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는 118억 달러 감소한 반면 장기외채는 119억 달러 늘었다.
단기외채가 줄어든 것은 외은지점의 본지점 차입이 줄어든 가운데 경상수지가 1분기 45억 7000만 달러 적자에서 2분기 70억 1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하면서 외화 유입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장기외채는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국고채 매입이 크게 늘면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외환보유액(준비자산) 감소에도 단기외채가 더 크게 줄어든 결과 대외 건전성 지표인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8.4%로 전 분기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4.3%로 전 분기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9년 2분기(2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대외지급능력이 향상되고 외채 만기 구조도 장기화됐다는 측면에서 대외 건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향후 중국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나 외환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