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이노베이션이 정유회사에서 글로벌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40년 동안 강력한 리더십이 이끈 연구개발(R&D) 덕입니다. 최종현 선대회장부터 최태원 회장까지 연구가 사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강조했습니다.”
이지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부 교수와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28일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SK이노베이션의 40년 R&D 경영’을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말했다.
교수들은 4E로 구성된 혁신 모델을 제시하며 SK이노베이션만의 ‘사업화 연계 연구개발(R&BD)’을 강조했다. 4E는 △통찰력과 도전(Entrepreneurship) △기존 사업경쟁력 강화(Exploitation) △미래형신산업개발(Exploration) △기술역량(Expertise) 등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기존 R&D에서 비즈니스(Business)가 추가되면서 ‘기업이 하는 R&D는 사업화가 돼야 한다’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철학이 SK이노베이션만의 차별화 포인트”라며 “연구가 실질적 사업과 재무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장 중요시해 왔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이런 경영 철학이 정유업에서 시작한 SK이노베이션이 타사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고 화학·바이오·윤활기유·배터리·분리막 등 사업이 확장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최 선대회장은 정유 업계 R&D 시설로는 최초로 40년 전인 1983년 울산에 기술지원연구소를 설립했다.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은 후 정유 회사에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R&D 방향성을 바꿨다는 것이 교수들의 설명이다. 연구소는 1995년 대전 대덕구 유공대덕기술원(현 환경과학기술원)으로 바뀌며 오늘날 SK이노베이션 ‘그린 R&D’의 초석이 됐다. 선대회장의 기술 중시 철학을 이어 받은 최태원 회장 역시 “R&D는 미래의 희망이며 기술 도약 없이 사업의 도약은 불가능하다”며 “석유 에너지에서는 못했지만 그린 에너지에서는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면서 R&BD 경영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교수들은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의 R&BD 성과는 리튬이온배터리용분리막(LiBS) 개발 등 에너지·소재 분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이어졌다. 발표에서는 과감한 인재 채용과 인센티브 제도도 차별점으로 꼽았다. SK이노베이션 연구 인력은 18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R&D팀이 성과를 내 수익을 창출하면 수익의 최대 5%를 보수로 지급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R&D 경영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가 계속 커져 왔음이 확인된 만큼 혁신적 R&D 추진 및 지속적인 제도, 시스템, 문화 혁신을 통해 ‘올 타임 넷제로’를 완성하면서 그린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