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주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주식 시장에 처음으로 상장한다. 일본 소부장 업체들의 미중 갈등 반사이익, 엔저 특수, 급속한 한일 관계 개선 효과 등을 고려해 ETF 출시 시점을 9월에서 이달로 한발 더 앞당겼다. ★본지 7월 15일자 13면 참조
한국거래소는 이 달 31일 한화(000880)자산운용이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상품은 일본의 특정 산업·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테마형 ETF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일본 관련 ETF는 기본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6개와 엔 선물 관련 펀드 1개, 부동산투자신탁(리츠) 관련 펀드 1개 등 8개에 불과하다.
이 ETF는 일본 내 반도체 소부장 업체 20여 곳에 선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1위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인 신에츠화학을 필두로 세계 3위 반도체 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 극자외선(EUV) 마스크 독점 생산 업체 호야, 포토레지스트 세계 1위인 JSR 등이 편입 대상으로 꼽힌다.
한화운용이 일본 소부장 ETF를 전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는 것은 칩4(미국·한국·대만·일본) 동맹 가운데 일본 소부장 업체들이 중국 리스크에서 가장 자유롭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양국 관계 호전에 따른 반일 감정 약화와 엔저로 인한 일본 증시 활황,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대체 시장 부각 효과까지 겹치면서 상장 시점을 더 당기게 됐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운용뿐 아니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일본 소부장과 관련한 유사한 ETF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본 반도체 산업은 특유의 장인 정신을 토대로 소부장 시장에서 전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했다”며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육성 정책, 대만 TSMC의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일본 반도체 시장이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