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기고]지식재산 분야도 경쟁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인실 특허청장

해외 악의적 韓상품 베끼기 도 넘고

디지털 상거래 늘어 국제공조 절실

이달 송도 '상표·디자인 G5 회의'

지식재산 한국위상 제고 계기되길





9일과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 교역량의 75%를 차지하는 19개 국가와 유럽연합(EU)의 정상이 모이는 자리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 정상은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등 범지구적 협력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경제적 이해를 달리하는 세계 각국이지만 인류가 직면한 복잡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이같이 세계 각국이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은 ‘경쟁적 협력’의 필요성을 되새기게 한다. ‘경쟁적 협력(coopetition)’은 경쟁(competition)과 협력(cooperation)의 합성어로 ‘공통의 관심과 이익을 위해 경쟁자와 협력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경쟁적 협력이 필요한 것은 지식재산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상표와 디자인은 모방과 도용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가 몹시 중요하다. 최근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프랜차이즈 업종이나 화장품 등에 대한 외국에서의 악의적 상표 침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공조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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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상표와 디자인 분야의 새로운 규범 정립의 필요성 또한 날로 커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상표와 디자인을 둘러싼 상거래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의 확대는 전통적인 수요자와 공급자의 경계를 허물고 국경을 넘나드는 상표·디자인 침해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의 상거래는 어느 한 지역이나 국가에 국한되지 않기에 이에 대한 규범 역시 글로벌 차원에서 논의돼야 하는 것이다.

‘상표선진5개청협의체(TM5)’와 ‘디자인선진5개청협의체(ID5)’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하에서 상표·디자인 분야 글로벌 규범의 정립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TM5·ID5는 전 세계 상표 출원의 60%, 디자인 출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미국·일본·중국·EU 5개 지식재산 담당 관청으로 구성돼 있다. 말하자면 상표·디자인 분야의 G5 회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2013년과 2018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협의체의 의장국을 맡아 11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상표·디자인 선진 5개청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요국 상표·디자인 분야의 고위급 인사와 지식재산권 전문가들이 모이는 이번 회의는 상표와 디자인 분야에서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더없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청은 회의가 열리는 5일간을 ‘상표·디자인 주간’으로 지정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 상표와 디자인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다양한 부대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의 상표와 디자인의 미래를 주제로 전문가들의 강연과 토론이 이뤄지는 상표·디자인 포럼, 상표 출원 데이터를 분석해 산업의 전망을 예측하는 ‘상표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콘퍼런스가 개최될 예정이다.

오늘날은 상표와 디자인 분야의 ‘경쟁적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모쪼록 상표·디자인 선진 5개청 회의인 TM5·ID5 국제회의를 통해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라며 이를 계기로 한국이 지식재산 분야의 경쟁적 협력을 이끄는 리더로 한층 더 발돋움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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