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와 제품이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폐기물 재활용 과정에서 원자 단위로 탄소 손실을 보완하는 연구가 중요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인 권일한(49·사진)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폐기물 자원화·에너지화 분야가 연구할 가치가 크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익대 화학공학 학사, 미국 존스홉킨스대 환경공학 석사, 컬럼비아대 환경·화학공학 박사인 그는 컬럼비아대 박사후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책임연구원, 세종대 환경에너지융합학과 교수를 거쳐 한양대 환경촉매연구연소실을 이끌고 있다. 최근 3년간 168편의 SCI(E)급 논문을 게재했으며 현재 화학공학저널의 편집위원으로 매일 폐기물 자원화 분야의 논문 20개를 검토하고 있다.
권 교수 연구팀은 불순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전환·생산 효율을 갖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다공성 물질과 열에 의해 반응이 진행돼 기존 공정에서 쓰이는 강산·강염기 용매가 필요 없다. 그는 “바이오매스의 당과 지질 성분은 전환 공정을 거쳐 바이오알코올과 바이오디젤로 활용되고 나머지 성분은 버려진다”며 “탄소 순환형 폐자원 연구는 폐기물의 모든 성분을 가변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당과 가정 등에서 조리할 때 발생하는 조리퓸(Cooking oil fume) 측정이 가능한 원천 기술도 개발했다. 조리퓸은 지방을 주성분으로 하는 액상 미립자로 유해 화학물질을 함유하는 대기오염 물질이다. 이것에 노출된 종사자들의 폐암 발생에 대해 산업재해 인정 사례가 늘고 있다. 권 교수는 “저농도로 발생하는 조리퓸의 현장 포집이 어렵고 정확한 측정·분석 기술이 없다”며 “세계 최초로 조리퓸을 나노그램 단위까지 정성·정량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가 세계적인 연구라 믿고 정진하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자 원동력이라며 남과 다른 시각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증명해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연구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갖고 보상과 대가가 따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성취감이 커졌다고 했다. 실제 그는 조리사업장에 분석 키트를 배포해 미량의 유해물질 양을 정확하게 측정한 뒤 실시간 처리하는 기술을 내세운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권 교수는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산성 기체는 엄격한 제어가 필요하다”며 “조리사업장 안전 확보를 위한 법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