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흉기를 들고 몸으로 막아 서면서…, 출입문을 발로 차며 힘으로 문을 열고 나오려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최근 전남 나주시의 한 미용실에서 40대 대표가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사건과 관련, 당시 피해자인 여종업원 A씨는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12일 서울경제와 힘겹게 응한 인터뷰에서 “아무도 믿지 못하겠다. 이제는 경찰도 못 믿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A씨가 이처럼 울분을 토한 이유는 경찰수사에 대한 불신이 컸다.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월 31일 오전 10시 20분께 전남 나주시 한 미용실에서 대표 B씨가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여종업원 A씨와 남자친구 C씨 등 3명을 상대로 위협을 가했다. A씨는 이날 미용실 대표 B씨와 프리랜서 계약서 상 '업무 위탁 대행료 및 지급과 공제 내용 등'을 놓고 대화를 하던 중 서로 감정이 격해지면서 말다툼을 했다. A씨는 B씨와 대화 중 감정이 격해졌고 A씨는 미용실을 그만두기 위해 자신의 짐을 싼 뒤 남자친구 C씨를 불러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A씨는 어깨와 손목, 무릎 등을 다쳐 2주 진단을 받은 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가 석연치 않아 보인다. A씨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이번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미용실 안 CC-TV 화면을 확보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당시 B씨 소유의 미용실에는 CC-TV가 설치돼 있었다. A씨는 B씨가 흉기를 들고 수 차례 찌르려 하는 등 위협한 장면이 담긴 CC-TV를 확보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경찰은 개인 소유물이라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전한 뒤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초동수사 부터 잘못된 것으로 보여진다.
더욱 아이러니 한 것은 이 과정에서 C씨는 손님 1명이 있는 미용실에서 B씨를 향해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피웠다고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 된다. A씨는 전날 사건사실확인원을 받아본 결과, 출동한 경찰관에게 피해 사실을 진술한 것과 달리 남자친구인 C씨가 입건 되는 등 미용실 대표 B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토대로 확인원이 작성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최초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사건 당시 모습이 담긴 미용실 안 CC-TV 화면 등 증거물 확보와 함께 피해자를 위한 수사가 우선 시 됐어야 했다는 것이다.
A씨는 “흉기를 들고 위협을 가했는데, 당시 증거물도 확보 하지 않고 남자친구가 업무방해로 입건 되는 것은 무슨 영문 인지를 모르겠다”며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피해자는 우린데 경찰은 도대체 누구의 편에 서서 수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이에 대해 나주경찰의 한 관계자는 “미용실 대표 B씨의 말만 믿고 처음에 CC-TV를 확인하지 못한 점은 맞다”며 “피해자의 생생한 진술과 흉기로 위협한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보된 만큼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