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고급 바닥재 회사 녹수 매각을 재추진한다. 지난해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두고 매각을 시도 했다가 불발된 후 1년 만에 다시 나서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거래가가 1조 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TPG는 최근 녹수 매각을 위해 BNP파리바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발송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입지가 확고한 기업인 만큼 해외 동종업체 및 사모펀드들 위주로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은 녹수의 지주회사인 모림 지분 65%(우선주 포함)다. TPG가 2017년 3600억 원에 인수한 경영권 지분으로, 모림을 통해 녹수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TPG는 65% 지분가치로 최소 1조 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자인 고동환 대표의 지분(35%)도 포함될 경우 거래 규모는 1조 원 중반 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개별 협상 방식으로 진행했다가 불발된 만큼 이번에는 경쟁입찰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녹수는 1994년 설립됐으며 충청남도 예산에 본사를 둔 바닥재 전문기업이다. 럭셔리비닐타일(Luxury Vinyl Tile·LVT)로 불리는 폴리염화비닐(PVC) 바닥재를 생산하고 있다. 해당 시장 점유율 약 20%를 차지하는 글로벌 1위 업체다. 녹수가 제작한 LVT는 해외 50여 개 국가에 수출할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대리석과 세라믹타일, 나무마루, 카펫 등의 소재를 적용해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미국 뉴욕 메리어트호텔과 W호텔,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라운지, 에르메스 파리 매장 등이 녹수의 LVT를 사용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로부터 나오고 있다.
지주회사인 모림은 녹수 외에 영국과 미국, 네덜란드, 벨기에, 베트남 등에 인테리어 회사 및 판매법인들을 종속회사로 뒀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4414억 원, 영업이익은 489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168억 원)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