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에 걸쳐 조성 작업을 진행한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의 8000억 원 규모 벤처펀드가 본격 출범한다. 에이티넘은 2020년 5500억 원의 벤처펀드를 결성하며 자사가 세웠던 역대 최대 벤처 펀드 조성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됐다. 이 펀드를 통해 창업 초기와 성장단계에 진입한 스타트업 60여곳을 발굴·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이티넘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약정액 8000억 원의 '에이티넘 성장투자조합 2023' 결성 총회를 개최하고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다. 벤처투자 시장 유동성 부족으로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자금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펀드 약정액은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던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 2020(약정액 55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에이티넘은 하나의 펀드에 회사 전체 인력이 운용에 참여하는 '원펀드'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매번 초대형 벤처펀드를 결성해왔다. 에이티넘은 그동안의 운용 성과를 국내·외 출자자들로부터 인정받으면서 신규 펀드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었다. 2014년에 조성한 약정액 2030억 원의 '고성장기업투자조합'으로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실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에이티넘은 지난해 9월 국민연금으로부터 약 1500억 원의 수시 출자 대상 운용사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펀드 조성 작업을 시작했다. 약정액 규모가 큰 만큼 국내 벤처펀드 큰 손들 대부분이 출자자로 참여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일반적인 벤처펀드의 출자자 수는 10곳~20곳 안팎이지 이번 펀드는 출자자 숫자만 47곳에 달한다. 국민연금공단·KDB산업은행이 각각 1500억 원 이상을 출자하며 주축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IBK기업은행·한국교직원공제회·과학기술인공제회·우정사업본부·사립학교교직원공제회·농업협동조합중앙회·DB손해보험 등도 자금을 보탰다.
성장투자조합 2023은 다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을 발굴한 김제욱 부사장이 대표펀드매니저로 데뷔하는 펀드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부사장은 유니콘인 두나무·리디·IGA웍스 등에 초기 투자했으며, 수천억원의 기업가치로 성장한 클로버추얼패션·아데나소프트웨어·자비스앤빌런즈 등도 주요 포트폴리오(투자자산)다. 과거 에이티넘이 대형 벤처펀드들을 20%를 웃도는 내부수익율(IRR)로 청산하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또 황창석 사장(바이오)과 맹두진 부사장(딥테크), 곽상훈 전무(바이오)도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한다.
에이티넘은 주요 투자 분야를 ▲서비스 플랫폼 ▲딥테크 ▲바이오·헬스케어 ▲콘텐츠 및 지식재산권으로 설정했다. 창업 초기는 물론 성장단계에 접어든 스타트업에도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또 첫 투자 이후 성장 속도에 따라 후속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 전략도 활발히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이티넘 관계자는 “이번 펀드를 통해 약 60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건당 평균 투자금은 약 130억 원 수준이며, 최대 투자금은 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