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숨진 이영승 교사, 월급날마다 학부모에 '50만원' 송금했다

안전공제회 보상금 141만원 받아갔지만 학부모 총 400만원 받아가

2021년 12월 극단 선택을 한 경기 의정부 호원초 교사 이영승(당시 25세)씨. 사진=MBC2021년 12월 극단 선택을 한 경기 의정부 호원초 교사 이영승(당시 25세)씨. 사진=MBC




경기교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인사혁신처 앞에서 호원초 고 김은지·이영승 선생님의 명예회복을 위한 순직인정 전국 교사 탄원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경기교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인사혁신처 앞에서 호원초 고 김은지·이영승 선생님의 명예회복을 위한 순직인정 전국 교사 탄원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업 도중 손을 다친 학생의 부모로부터 끊임없이 보상을 요구받았던 고(故) 이영승 교사가 개인 돈으로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MBC에 따르면 이 교사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학부모에게 매달 50만원씩 총 4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교사는 2016년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에 첫 부임했다. 당시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가 커터칼에 손을 다치는 이른바 ‘페트병 사고’가 발생했고, 학생 측은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보상금 141만원을 받았다.

이듬해 학생은 졸업했고, 이 교사는 군입대했다. 그러나 학부모는 계속해서 보상을 요구했다. 군 복무 중에도 합의를 종용받았던 이 교사는 2018년 수차례 휴가를 나와 학부모를 만나야 했다.



이 교사가 학부모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전역 이후 이 교사의 통장에는 학부모 계좌로 송금한 기록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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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사는 2019년 4월 월급이 들어온 당일 학부모에게 50만원을 이체했다. 같은 해 11월까지 8개월간 매달 월급날마다 50만원씩, 총 400만원을 입금했다.

한편 학생의 왼손에 생긴 흉터 길이는 약 8cm 정도였다. 흉터 1cm를 없애는 데 통상 10만원대 초반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다.

학부모 측은 3년이 지난 2019년 12월에도 '2차 수술 예정'이라며 이 교사에게 연락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치료비를 달라는 요청은 이 교사가 숨진 2021년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 측은 해당 학부모에 대한 형사 고소를 검토 중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사건 진상조사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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