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왕복 12차로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남성을 차로 친 운전자가 “고의사고가 의심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사고 차량 운전자 A씨의 사연과 영상이 올라왔다.
A씨는 “왕복 12차로 도로에서 태연하게 무단횡단을 하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차를 보고 걸어왔다. 그런데도 경찰은 제 잘못이 있다고 한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이 사고는 비가 내렸던 지난 8월 10일 오후 10시경 경기 성남시의 왕복 12차로 도로에서 발생했다.
A씨가 공개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당시 2차로를 달리던 A씨는 중앙선 쪽에서 불쑥 튀어나온 보행자 B씨를 들이받았다. A씨는 맞은편 1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불빛으로 인해 B씨가 걸어오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도로 전체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B씨는 무단횡단을 해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 중앙선에 잠시 멈춰 선 뒤 A씨 차량이 다가오자 차량 쪽을 바라보며 걸어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영상을 본 A씨는 B씨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다고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A씨 뿐 아니라 영상을 접한 네티즌 대부분은 “고의 사고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A씨는 “경찰이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범칙금을 부과하겠다고 해 즉결심판을 요청했다”며 “블랙박스, CCTV 영상 외에 더 준비해야 할 게 있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한문철 변호사는 “비가 오고 있었고 맞은편 빛 번짐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면서 “B씨가 걸어 나올 때 A씨 차와 B씨의 거리가 30m도 안 돼A 씨가 멈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 변호사는 “즉결심판 전 경찰에게 영상을 자세하게 분석해 달라고 요청하라”며 “블랙박스 차량 속도, 사람이 보일 때 차량과의 거리 등을 분석해 차량이 과연 피할 수 있었는지. 어쩌면 즉결심판 가기 전 경찰이 운전자 잘못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또 “만약 (영상 분석을) 안 해주면 즉결심판 가서 판사가 영상도 보지 않고 기각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면서 “정식 재판 청구까지 가게 된다면 그때는 꼭 도로교통공단에 분석 요청하시라. 반드시 무죄 받으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