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장 공백’ 대법원 국감]여야, 후보자 낙마 책임 두고 ‘네 탓’ 공방

野 “대통령 책임” VS 與 “견강부회”

전원합의체, 법관 인사 중단 위기에

권한대행 “사법부 전반에 장애 우려”

대법원장 권한대행 안철상 대법관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및 법원행정처 등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대법원장 권한대행 안철상 대법관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및 법원행정처 등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정사상 30년 만에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한 대법원의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대법원장 공백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전원합의체 선고 중단, 법관 인사 지연 등의 차질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날 국감장에는 대법원장 대신 권한대행 안철상 대법관이 출석해 국회에 업무지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1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의 낙마에 대한 책임은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고, 여당은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명권자에게 돌리는 건 견강부회(牽?附會)라고 맞받아쳤다.



먼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의)낙마 책임은 일방 통보받은 대법원에 있는 게 아니고, 국회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법무부,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대통령에 있는 것 아닌가”라며 “제대로 된 검증을 했는지 모르겠다. 대법원장 인사추천과 관련해 시스템 개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임명동의안을 부결한 건 민주당인데 그걸 우회해서 법무부 책임, 지명권자 책임으로 돌리는 건 견강부회 아니냐”며 “대법원장이 임명돼서 해결해야 할 재판지연, 코드인사, 사법부의 정치화와 그로 인한 재판 공정성 문제 등 과제가 산적해있는데,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다 가로막혔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야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민주당은 표결 직전 이 전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지난달 24일 김명수 전 대법원장 퇴임과 맞물려 대법원장은 오늘로 16일째 공석인 상태다. 대법원장이 공석이기는 1993년 김덕주 대법원장 사퇴 이후 30년 만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의 핵심 기능인 전원합의체 선고와 법관 정기인사 등 사법행정 기능 전반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국민의 불편함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직무대행자와 법원행정처가 검토할 것이 많다고 생각된다”며 “당장은 임기 만료를 앞둔 두 대법관 제청절차가 문제이고, 대법원장 공백이 장기화되면 대법원 구성에 공백이 생겨 전원합의체 운영이 크든 작든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했다. 안 대법관은 이날 인사말에서 “대법원장 공석에 따른 재판과 사법행정 업무의 지장이 최소화되도록 법원 구성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도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사법부 운영 전반에 적지 않은 장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부의 이러한 어려운 상황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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