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 10곳에서 18억여 원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들은 허위 경비나 인건비를 작성한 뒤 이를 편취하는 수법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7일 공개한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0개 민간단체에서 조직적으로 국고보조금을 횡령했다.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피해자 관련 유네스코 등재 지원 사업에 참여한 A재단 이사장은 근무일 100일 가운데 절반 이상을 이하지 않고 임금을 챙겨갔다. 그는 미국·스위스 등 해외여행 중에도 근무한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부정 수급한 금액은 9개월간 총 1080만원에 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방부의 보조 사업에 참여한 B단체 본부장은 회계 직원과 공모해 정부 지원금을 축냈다. 이들은 강사료, 물품, 용역 대금 등 허위 경비를 지급했다가 되돌려 받는 방식 등으로 보조금을 빼돌린 사실이 확인됐다. 또 퇴직했거나 근무하지 않는 임직원에게 인건비를 허위 지급하고, 보조 사업 대표나 가족 간 허위 계약을 하는 등의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이 가운데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올해 3월부터 4차례에 걸쳐 수사기관에 고발한 바 있다. 수사 의뢰한 대상은 총 73명에 달한다.
감사원은 문체부, 여가부 등 관계 부처에 “보조금 교부 취소·반환 등 시정을 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