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시위대가 이전의 홍콩 시위 및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징벌적인 형사 처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타운대 아시아법센터 소속 에릭 얀호 라이 연구원, 토마스 E 켈로그 센터장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2019~2020년 홍콩에서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벌어졌으며, 지난해 8월까지 1만 명 이상이 체포됐고 이 중 약 3000명이 기소됐다. 보고서는 이 중 2021년 7월까지 판결이 내려진 사건 1500여 건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들이 받은 혐의는 불법 집회, 폭동, 경찰 폭행, 경찰 방해 등 100여가지에 달했다. 이 중 가장 많이 적용된 혐의는 불법 집회로,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 시절 도입됐던 규정이다.
벌금형을 상회하는 처벌의 비중도 높았다. 시위에 참가했다가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 중 80% 이상이 구류형에 처해졌다. 2014년 '우산 혁명' 당시 유죄 판결에서 구류형 비중이 약 31%였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기소된 이들의 연령도 낮았다. 피고인 가운데 130명은 18세 미만이었고, 피고인의 중위연령은 23세였다. 특히 유죄 판결을 받은 청소년 중 66% 이상이 구류형을 선고받았다. 연구진은 잉글랜드·웨일스에서는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청소년 중 단 5%(2021년 기준)만 구금됐다며 "(홍콩 반정부 시위는) 청소년의 수감율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시위 관련 기소가 집중됐던 2019~2021년 재판이 열리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287일로 예년보다 50% 이상 늘었다. 홍콩 규정상 최대 재판 대기 기간은 100일이다. 연구진은 "이처럼 긴 대기 기간은 법원의 사건 처리 시스템에 부하가 걸린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당국이 지나치게 많은 이들을 한꺼번에 기소한 탓에 법원이 사건들을 제때 처리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2019년 반정부 시위에 대한 대응은 거의 모든 면에서 이전의 대응보다 더 징벌적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강도높은 처벌에 이어 2020년 국가보안법까지 도입되면서 홍콩의 시위는 급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올해 3월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하지만 정부의 토지 매립 계획에 대한 이 시위마저도 경찰의 단속 하에 소규모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