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을 다니다가 그만 둔 학생 중 70% 가량이 지방대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과 수도권 의대의 수시 경쟁률은 5년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수시에서 지역인재를 40% 이상 뽑아야 하는 지방 의대의 경우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대 수시 지원을 꺼려 의대 정원이 늘어날 때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최근 5년(2020~2024학년도)간 의대 경쟁률·중도탈락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의대 중도탈락자 수는 총 179명으로 이 가운데 77.7%(139명)가 지방 의대였다. 중도탈락자는 재학 중 자퇴·미복학·미등록 등을 한 학생을 의미한다.
이같은 경향은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전체 의대 중도탈락자 중 지방대 비율을 살펴보면 △2019년 138명(74.6%) △2020년 129명(74.6%) △2021년 149명(73.4%) △2022년 139명(77.7%) 등이다.
매년 의대를 그만두는 학생 10명 중 7명은 지방대 재학생이라는 의미다. 입시학원가에 따르면 의대 입학을 위해 지방대에 진학한 뒤 반수와 재수 등을 통해 수도권 의대로 재도전하는 학생들이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과의 경쟁률 격차는 수시와 정시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지역 학생들의 수도권 이탈을 막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지역인재전형에 따라 2023학년도부터 지방 의대는 신입생의 40%를 지역인재로 충원해야 한다. 지역인재전형 비중이 큰 수시모집에서 지방보단 수도권 의대 경쟁률이 높아졌다는 게 종로학원 측의 분석이다.
수시의 경우 수도권과 지방의 경쟁률은 5년 새 최고로 벌어졌다. 2024학년도 수시 경쟁률을 살펴보면 지방 의대 평균 경쟁률은 18.05대 1로 최근 5년 중 처음으로 20대 1을 밑돌았다.
반면 수도권 의대의 수시 경쟁률은 61.33대 1로 5년 새 최고치였다. 세부적으로는 서울권 47.47대 1, 경인권 132.84대 1 등이었다. 지역인재전형으로 수도권 학생의 지방대 지원이 줄고 수도권 쏠림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3학년도 의대 정시 경쟁률은 수도권 4.89대 1, 지방권 7.76대 1로 지방권 경쟁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지방 소재 13개 의대가 수시와 달리 정시에선 지역인재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아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도권 학생은 수시에서 지방 의대 지원을 사실상 기피하고 정시에서는 지방 의대에 안정 지원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 따라 지방권 수시 경쟁률은 현재보다 하락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정시에선 사실상 지방권 학생들로만 지방의대 모집이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