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中 '초저가' 공습에 K직구 올 5조 적자

◆알리·테무 등 국내시장 잠식…직구·역직구수지 곤두박질

中서 구매하는 비중 절반 넘어

전문가 "稅부담 축소 등 시급"






고물가 시대에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올해 해외직접구매(직구)와 해외직접판매(역직구)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5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업체들이 ‘짝퉁’ 이슈를 잠재우고 불편한 교환·환불 시스템을 개선한다면 적자 규모는 더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경우 역직구 전략을 새로 짜고 정부는 규제 해소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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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직구·역직구 수지 적자는 3조 6811억 원으로, 이미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3조 4823억 원)를 넘어섰다. 통상 4분기는 미국과 중국의 최대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의 영향으로 적자 규모가 급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5조 원 돌파는 확실시된다.

불과 2년 전인 2021년까지만 흑자였던 수지가 지난해와 올해 가파르게 적자 폭을 키우고 있는 데는 중국 직구 증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 3분기 전체 직구에서 중국 직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50.3%로 절반을 넘어섰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타오바오·쉬인 등에 대한 국내 이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경우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쇼핑 앱 중 이용자 수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K뷰티 제품 역직구 강국이었던 한국이 직구·역직구 만년 적자국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기업과 정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판을 깔고 기업은 결제 방식이나 언어 등의 면에서 세계시장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는 의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런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서류 처리 비용과 세 부담을 줄여주는 등 기업이 가격을 올리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용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 사이트에서 해외 카드로 물건을 사려면 힘든 점이 있다”며 “인증 절차를 간소화해 결제 편의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지훈 기자·황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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