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조선사들의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가 30척을 넘어서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이을 효자 선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 에너지 공급망에서 암모니아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단으로 꼽히면서 글로벌 선주들이 선제적으로 발주를 넣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암모니아 운반선은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과 유사한데다 LNG선 못지않은 고부가 선박으로 국내 조선업 훈풍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헤양·한화오션(042660)·삼성중공업(010140))가 올해 들어 수주한 LPG·암모니아 운반선은 총 35척으로 지난해 수주량(14척)의 두 배를 웃돈다.
올해 처음으로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에 나선 한화오션은 지난 14일 그리스 나프토마사와 계약한 4척에 이어 이날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계약한 1척까지 총 5척을 따냈다. 이번에 수주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은 9만 3000㎥의 암모니아를 운송할 수 있는데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지난 9월 6168억 원 규모의 8만 8000㎥급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4척을 수주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덴마크 AP몰러홀딩스와 최대 10척의 암모니아 운반선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의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는 지난해 12척에서 올해 30척으로 크게 늘었다.
암모니아 운반선은 LNG 운반선 못지 않은 고부가가치선으로 알려져 있다. 액화점이 영하 33도인 암모니아를 대량으로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높은 기술력과 대형 생산시설, 공정관리 역량이 필요해서다. 실제 신조선가도 상승세다. 한화오션의 계약은 척당 1억 2550만 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 암모니아 운반선이 제 2의 LNG선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수주 전망도 밝다. 글로벌 탈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소 운반체로서 운송이 쉬운 암모니아는 연소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아 친환경 무탄소 대체 연료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2035년까지 예상되는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 물량은 150~200척 정도로 매년 20척 정도가 필요하다. 과거 10년 동안 대형 가스선(VLGC)의 연평균 발주량인 26척인 것을 고려하며 관련 시장이 2배 커질 예정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특히 암모니아 운반선과 유사한 LPG 운반선을 70% 가까이 점유하고 있어 수주전에서 더욱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술면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고가수주 전략을 이어 갈수 있을 것"이라며 "선주들의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가 증가할수록 국내 조선사로 수주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