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자 멜로니(사진) 이탈리아 총리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불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파전으로 펼쳐진 유치 경쟁이 부산과 리야드의 접전으로 흘러가자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개최지 투표를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멜로니 총리는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되는 내일 프랑스 파리에 가지 않고 로마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총리가 불참하는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는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파리에 가지 않고, 마리아 트리포디 외무부 차관을 정부 대표로 총회에 파견한다. 유치전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총리·부총리가 불참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6월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의 마지막 연사로 무대에 올라 로마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이탈리아와 파리가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만큼 이번에도 멜로니 총리가 파리를 방문해 막판 유치전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됐다. 총리실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28일 오전 9시 총리 관저인 로마 키지궁에서 노조 대표들과 만난다.
이탈리아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의 프란체스코 로카 주지사 역시 총회에 불참하고, 로베르타 안젤릴리 부지사가 대신 파리에 간다.
라 레푸블리카는 2030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로마의 패색이 짙어지자 멜로니 총리와 로카 주지사가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불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한 달 전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2위로 결선 투표를 자신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판세가 역전되며 한국이 이탈리아를 제치고 결선 투표에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는 미국, 브라질, 슬로베니아, 아이티, 아프리카 국가 상당수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이탈리아를 지지하고 있다.
한편, 2030 엑스포 개최지 최종 결과 발표는 우리 시간으로 29일 0시 이후 새벽 시간대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