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 간의 힘겨루기 경쟁 속 김기현 대표가 본인 체제로 총선까지 치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혁신위가 당 지도부 및 영남권 중진 등을 향해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요청하고 있지만 김기현 지도부는 이에 응하지 않은 채 선거 준비를 위한 ‘마이웨이’에 나서고 있다.
1일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의 행보에서도 김기현 체제하에서의 총선 대비 지속이 드러났다. 인재영입위는 당 대표의 직속 기구다. 인재영입위원인 조정훈 의원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마친 뒤 “여성·노동·경제 등 각 분야의 가장 좋은 인재 라인업을 마쳤다”며 “다음 주 5명 정도의 1차 인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주 공개될 명단에는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영입위는 내년 총선을 겨냥해 총 40여 명의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내년 1월까지 매주 공개할 계획으로 이달 19일 ‘공개 로드쇼’ 행사를 열어 홈페이지 공모에 지원한 인재 10여 명을 소개하고 국민투표에 부친다. 조 의원은 “용산에서 내려오는 쪽지 영입은 절대 없다”며 “수백 억대 연봉을 받다가 봉사하기 위해 정리하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으로부터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는 공개 요청을 받은 상태다. 인 위원장은 4일까지를 답변 시한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즉시 ‘거절’ 의사를 표명했다. 앞서 혁신위는 당 혁신 방안의 하나로 내년도 총선 전략공천 원천 배제를 제안하기도 했는데 김 대표 직속의 인재영입위는 오히려 ‘지역구 공천, 전략적 배치’ 원칙을 공개하며 엇박자를 내기도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지도부가 혁신위와 엇박자를 지속할 경우 혁신위가 4일 이후 조기 해산하는 초강수를 둘 수도 있다. 혁신위는 김 대표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여파를 수습하기 위해 신설했던 조직인 만큼 혁신위의 해산은 김 대표의 책임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권에서는 김 대표가 당 대표직을 지키면서 험지 출마 결단으로 ‘희생’ 면모를 부각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총선이 불과 4개월밖에 남지 않았고 최고위원 공석을 본인과 가까운 김석기 의원으로 채운 점 등을 볼 때 지도 체제 교체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시나리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혁신위가 조기 해산 카드를 던지면서 동시에 ‘비대위 출범’을 의결하는 등 ‘논개 작전’을 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