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5일 롯데 홈그라운드라인 부산을 찾는다. 인사에서 승진 가능성이 있는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011170) 상무는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5일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열리는 롯데쇼핑(023530) 자동화 물류센터(CFC)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6일 오전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루 앞서 직접 미래 경영 현장을 방문 하는 것이다. 이번 방문에는 신유열 상무는 동행하지 않는다. 신 상무는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한 지 3년 만에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인사에서 1년 만에 상무보에서 상무로 한 단계 뛰었다.
신 회장이 이번에 방문하는 CFC는 롯데그룹의 미래와 관련이 깊다. 자동화 물류센터는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업해 만들어지는데 롯데그룹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와 함께 그룹 사업에서 중요한 곳이다. 하노이가 글로벌 시장 확대의 통로라면 CFC는 오카도의 최첨단 솔루션을 도입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플랫폼을 꾸리는 데 주요한 창구이기 때문이다.
임원 인사의 경우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대표들의 교체 여부가 주목 받는 부분이다.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등이 해당 된다. 유통 부문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 상무의 승진은 물론 유통 업계 데뷔 여부도 이번 임원 인사의 관심사다. 신 회장은 9월 신 상무와 베트남 하노이 출장을 함께 갔을 때 “우리 아들은 여러 가지 공부하고 있다”며 유통 부문 진출 계획에 대해 “앞으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신 회장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경영 수업을 받고 화학으로 시작해 유통으로 발을 넓힌 바 있다. 마찬가지로 신 상무 역시 이번에 경영 행보를 넓혀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신 회장이 그동안 국내에서의 사업 구상을 밝히면서 미래 신사업으로 메디컬과 바이오,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을 언급하고 챙겨온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기준 분야에 더 집중하고 향후 행보를 넓혀줄 수도 있다.
롯데그룹에 도입된 지 2년이 지난 HQ 체제가 유지될지도 관심사다. 롯데는 지난 2021년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6개 사업군 중 식품·쇼핑·호텔·화학 사업군을 1인 대표가 주도하는 HQ 조직으로 묶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HQ 체제가 시너지를 내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옥상옥’이라는 반론도 나오면서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특히 고물가에 소비 침체로 유통가 전반이 실적이 부진해 인적 쇄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