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차 러공장 14만원에 판다…2년후에 전쟁 끝나면 '바이백'

2010년 준공된 러시아 공장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가동 중단

바이백 조건 걸고 매각 협상

현대차 러시아 공장 전경. 사진 제공=현대차현대차 러시아 공장 전경. 사진 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1년 넘게 가동을 중단한 러시아 공장을 현지 기업에 매각한다.



현대차(005380)는 19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러시아 공장(HMMR) 지분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 러시아 공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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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기업인 아트파이낸스와 공장 지분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놓고 협상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 방침에 따라 2년 후 바이백(재구매)한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매각 예정가는 1만 루블(약 14만 원)이다. 아트파이낸스는 최근 폭스바겐의 러시아 공장과 자회자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다만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애프터서비스(AS) 운영을 지속할 방침이다.

2010년 설립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23만 대에 달하는 연간 생산 능력을 갖췄다. 2020년 제너럴모터스(GM)에서 사들인 인근 공장의 규모와 합친 생산량은 33만 대에 달한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현지 전략형 차종인 쏠라리스와 크레타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러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2016년 당시 정몽구 명예회장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략적 판단은 판매 확대로 이어졌고 2021년 현대차·기아의 현지 합산 점유율이 1위에 오르는 성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제재하며 핵심 부품의 반입이 어려워졌다. 결국 공장 가동이 멈췄고 현지 생산 인력도 구조조정됐다. 올해 들어서는 1대의 완성차도 생산하지 못했다. 생산 중단으로 현지 판매량이 급감하며 현대차·기아는 중국 제조사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앞서 르노는 러시아 자동차 제조사 아브토바즈 지분 68%를 정리했고 일본 닛산은 현지 공장과 연구 시설 등을 1유로에 러시아 국영기업에 넘겼다. 포드와 GM·BMW·도요타도 지난해 러시아 공장 생산을 멈췄다.


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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