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3강 구도 속에 후보 간 경쟁으로 가열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의 비상근직이지만 206만 명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며 사실상 ‘농민 대통령’으로 불린다. 25일 회장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조합장 1111명이 모두 참여하는 ‘조합장 직선제’로 치러진다. 직선제인 만큼 농민의 선호가 최대한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누가 회장에 선출되느냐에 따라 지역별 이해관계와 농협의 구조적인 변화 및 농민 지원책 등이 크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표심 공략 선두에 서 있는 것으로 전해진 경남 합천 율곡농협조합장인 강호동 후보는 2020년 이후 두 번째 회장 도전으로 현 농협 체제를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한 인물로 꼽힌다. 강 후보는 농민신문 이사와 농협중앙회 대의원 등을 지냈고 한국딸기생산자대표조직 회장을 맡고 있는 5선 조합장이다. 특히 지역 농축협을 위한 무이자 자금을 20조 원으로 늘려 200억~50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이 승부수가 될지 주목된다.
3강으로 꼽히는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과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은 막판 뒤집기 승부를 노린다.
조 후보는 충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에 선임됐고 농협주유소 전국 부회장직과 NH농협생명 비상임이사를 지냈다. 현 회장 체제에서 농협중앙회 이사, 농협경제지주 이사를 겸임한 송 후보는 6선 조합장으로 농업 통상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조·송 후보 모두 농협경제지주를 농협중앙회로 통합해 인력 감축과 재배치 실현을 약속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경기 지역 조합원의 선택에 따라 1차 선거에서 과반 승리자가 나올 수 있다”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2, 3위 간 연대로 결선에서 결국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6년 23대 회장 선거에서는 김병원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이성희 후보(현 농협중앙회장)에게 밀려 2위를 했지만 결선투표에서 뒤집기에 성공한 바 있다.
한편 투표는 25일 서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당일 바로 1·2위 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선거부터는 조합원이 3000명 이상인 대규모 조합의 조합장이 2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부가의결권’제도가 도입돼 총 유효표 수는 조합 수인 1111표보다 141표가 많은 1252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