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 중 불과 3%만이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을 대만인으로 여기는 이는 67%, 대만인이자 중국인으로 여기는 이는 28%였다.
18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는 지난해 6∼9월 대만 18세 이상 성인 2277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통해 얻은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
연령별로는 18∼34세의 83%가 자신을 대만인이라고 여겼고, 35세 이상은 61%가 그같이 답했다.
대만인의 정체성 인식은 정당 지지 성향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대만인이라 여기는 이들은 독립·친미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을 더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자신을 대만인이자 중국인, 또는 중국인이라 여기는 이들은 친중 야당 국민당을 더 지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오로지 중국인이라 여기는 대만인은 적지만 응답자의 40%는 여전히 중국 본토와 감정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답했고, 11%는 중국에 대해 매우 애정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국민당 지지자 10명 중 약 7명이 중국에 감정적 애착이 있다고 답한 반면, 민진당 지지자는 10명 중 2명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또 35세 이상의 46%가 중국에 감정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답한 반면, 35세 미만은 26%만이 그렇다고 답해 나이가 적을수록 중국에 대한 애착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진당과 국민당 지지자 모두 중국이 대만의 주요 위협이라고 생각했지만, 민진당 지지자(78%)가 국민당 지지자(59%) 보다 더 그렇게 답한 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미국이 대만의 주요 위협이라고 여기는 비율은 국민당 지지자(63%)가 민진당 지지자(34%)보다 높게 나왔다.
퓨리서치는 이전 조사에서도 민진당 지지자는 중국보다 미국을 선호하는 것으로, 국민당 지지자는 미국보다 중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만의 생활환경에 대해 만족을 표한 비율은 낮았다. 24%만이 만족한다고 답했고 32%는 불만족, 37%는 어느 쪽도 아니라고 답했다.
이 항목에 대한 응답은 매우 당파적으로 나타났다.
민진당 지지자의 48%가 현재 운영에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국민당 지지자는 10%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자신을 주로 대만인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와 중국 본토와의 감정적 연결이 덜하다고 여기는 응답자가 대만의 현재 상황에 대해 더 만족감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퓨리서치는 설명했다.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득표율 40.05%(558만6천표)로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득표율 33.49%·467만1천표)를 제치고 당선됐다.
제2야당인 중도 민중당 커원저 후보는 민진당과 국민당이 안보 문제로 대립하는 사이 민생 문제를 파고들어 예상보다 높은 26.46%(369만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