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몰카 공작’임을 전제로 한 유감 표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의 김 여사 명품 가방 논란에도 대응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가운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거듭 “국민 눈높이에서 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19일 기자들을 만나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며 “갈등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그 이슈와 관련해 내 입장은 분명하고 확실하게 어제 말씀드렸다”며 “더 이상 다른 말씀 안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 위원장은 전날 김 여사 명품 가방 논란에 대해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처음으로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여권 대응 방향의 변화를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여론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김 여사 의혹에 대한 유감 표명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적으로 악의적인 ‘몰카 공작’이 맞지만 국민 시각에서 불편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사죄의 뜻을 전달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여론 악화에 더해 김 여사 리스크가 여당 내부의 갈등으로 확산할 조짐까지 보이자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해 사태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유감을 표한다면 10·29 이태원 참사와 지난해 11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세 번째 사과가 된다.
제2부속실 설치 발표가 무르익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각종 행사에 김 여사가 참석하는 것이 필요한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각종 잡음들이 나오고 대통령 지지율 반등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과 관련해서는 상황을 보고 있다”며 “아직 명확하게 방향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